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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 허가 심사 수수료를 소폭 인하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비용 부담에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제네릭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의 수수료는 오히려 인상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2027 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에 적용할 의약품 및 의료기기 심사 수수료를 확정해 연방관보에 게재했다. 이번 조정안은 오는 10월 1일 이후 접수되는 신청 건부터 적용된다.
FDA는 매년 인플레이션과 심사 신청 건수, 제조시설 수, 심사 인력 유지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이 부담하는 ‘이용자 수수료’를 책정한다. 이는 허가 심사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부담하는 구조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비용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신약 허가 수수료의 인하다. 2027년도 신약허가 신청 수수료는 460만753달러로 책정됐다. 원·달러 환율 1435원을 적용하면 약 66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7% 낮아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하가 심사 비용 절감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FDA는 2026 회계연도 말 기준 이월 사용료 운영준비금이 5억6437만 달러로 법정 상한선을 초과하자 관련 규정에 따라 수수료 수입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즉 그동안 쌓인 잉여 재원을 반영한 일시적 조정일 뿐 심사 원가 자체가 낮아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인하 폭이 가장 컸다. 수수료는 112만4936달러(약 16억원)로 책정되며 전년 대비 6.3% 추가 인하됐다. 이미 올해 18.4% 인하된 데 이어 2년 연속 낮아진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네릭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제네릭 의약품 허가신청(ANDA) 수수료는 37만5684달러(약 5억4000만원)로 4.9% 인상됐다. 원료의약품등록(DMF) 수수료 역시 10만9899달러로 책정됐으며 완제의약품 시설 수수료는 국내 23만33달러, 해외 24만5033달러로 나타났다. 해외 시설의 경우 실사 비용이 추가 반영되며 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의료기기 분야의 인상 폭도 두드러진다. 시판 전 허가(PMA) 수수료는 63만6732달러(약 9억1400만원)로 9.9% 상승했다. 이는 최근 의료기기 심사 강화 기조와 비용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수수료 조정은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준비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제네릭과 의료기기 기업은 비용 증가에 따른 대응 전략이 필요해졌다. 특히 다품목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포트폴리오에 따라 전체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기업에는 여전히 지원책이 존재한다. 희귀의약품 신약 신청의 경우 수수료가 면제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중소기업은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심사 기간과 승인 가능성”이라며 “비용 구조 변화에 맞춰 보다 정교한 글로벌 진출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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