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권석림 기자 2026-03-06 15:55:58
트럼프, 이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 관여…러시아는 '보이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후계 구도에 관여할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베네수엘라에서 델시와 했던 것처럼 그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그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의해 축출당할 당시 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를 사실상 과도 정부를 이끌 인물로 인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세울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Khamenei's son is unacceptable to me).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하메네이의 기조를 이어갈 지도자를 세울 경우 또다시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모즈타바 같은 강경파가 다시 집권해 반미 노선과 핵무기 추구를 고수할 경우 '참수작전'을 반복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 친미 온건파를 지도자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막후 실세 인사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강경파 인사로 꼽힌다.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에 대해서는 훌륭한 일이라며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렇게 하려는 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적으로 찬성(all for it)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쿠르드족의 공격을 위해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할지, 관련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선 "그건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과 밀착 관계인 러시아 정부는 발 빼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무기 공급을 포함해 이란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란으로부터 어떠한 지원 요청도 받은 바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은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방송 베스티 인터뷰에서는 "지금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고,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이란과 밀착 행보를 해온 우방국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해 20년 기한의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다. 이란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용 '샤헤드' 자폭 드론을 공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