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공정거래위원회가 중동 사태 이후 유가 급등세를 틈타 가격 담합을 벌인 혐의로 국내 정유 4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이날 오전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에 조사관을 파견해 석유 제품 가격 결정 체계와 인상 과정 전반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국제 유가 상승 폭을 과도하게 상회하며 급등한 현상이 정유사의 선제적 가격 인상과 담합에 의한 것인지 규명하기 위한 조치다. 9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1900원을 돌파했다. 통상 국제 유가 변동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2~3주의 시차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 직후 며칠 만에 가격이 수직 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유업계는 이번 유가 폭등의 원인을 국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로 인한 시장 내 '패닉 바잉' 현상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특히 원유 도입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판매가를 제한할 경우 경영상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국제 유가 변동을 즉각적으로 국내 판매가에 전가하는 행위는 민생을 볼모로 한 부당 이득 취득이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담합과 가격 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라고 경고하며 유류 최고가격제 지정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특별기획검사를 실시하는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담합 조사와 유가 급등이 단순히 정유업계의 문제를 넘어 세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고물가와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이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산업 전반의 도미노 물가 폭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며 무역수지 적자가 현실화할 위험이 있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활용하는 한편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엄단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당분간 정유업계를 둘러싼 규제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시장은 이번 공정위 조사가 유통 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시장 안정 조치에 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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