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계 영업이익 순위에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세계 3위지만 수익성 지표에서는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미국 자동차 관세와 중국 시장 부진 등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 수익성이 흔들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 믹스 개선으로 이익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2025년 실적을 종합하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은 89억유로(약 15조3000억원)로, 현대차그룹이 연간 기준으로 폭스바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규모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폭스바겐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3219억유로(약 551조9000억원)로 현대차그룹 매출 300조3954억원보다 크다. 그러나 영업이익 규모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앞서며 수익성 구조의 차이가 확인됐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영업이익 1위는 일본 도요타그룹이다. 도요타는 매출 50조4508억엔(약 471조2000억원), 영업이익 4조3128억엔(약 4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회계연도 4분기와 2025회계연도 1~3분기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도요타가 1132만대를 판매해 세계 1위를 유지했다. 폭스바겐은 898만대로 2위, 현대차그룹은 727만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618만대, 스텔란티스가 548만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이 판매량 기준 순위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배경에는 차량 판매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 SUV와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차종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했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영업이익률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도요타그룹이 8.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6.8%를 기록했다. 반면 폭스바겐그룹은 2.8%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 변화와 중국 시장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변수에 직면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수입차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면서 생산 구조 조정과 판매 전략 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가동 준비와 함께 앨라배마·조지아 기존 공장의 생산 물량을 조정하며 현지 생산 비중을 높였다.
관세 비용 측면에서도 현대차그룹의 부담은 주요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부담한 관세 비용은 총 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4조1000억원, 기아가 3조1000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반면 도요타는 약 1조2000억엔(약 11조2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업체들의 북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폭스바겐그룹의 경우 미국 시장뿐 아니라 중국 시장 부진이 동시에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매 가격 압박이 커진 영향이 반영됐다.
GM 역시 지난해 매출 1850억달러(약 272조2000억원), 조정 영업이익 127억달러(약 18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스텔란티스는 8억4000만유로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완성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구조 변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판매량 확대 중심 전략이 강조됐지만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을 통해 이익 구조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올해 자동차 산업 환경은 지난해보다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원자재 가격 변동,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확대 등 다양한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점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수익성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전략과 함께 지역별 생산 구조 조정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 전략이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핵심 경쟁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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