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내은행 연체율 다시 상승…기업·신용대출 중심 건전성 부담 확대

지다혜 기자 2026-03-20 11:50:17
1월 연체율 0.56%로 0.06%p↑…신규 연체 늘고 정리 감소 영향
서울 시내의 은행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신규 연체가 늘어난 반면 부실채권 정리는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1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6%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0.50%) 대비 0.06%p 상승한 수치이며, 전년 동월(0.53%)과 비교해도 0.03%p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 상승의 주요 배경은 신규 연체 증가와 연체채권 정리 감소다. 1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8000억원으로 전월(2조4000억원)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전월(5조1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 급감했다. 이에 따라 연체채권 순증 규모는 확대되며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신규 연체율 역시 0.11%로 전월(0.10%)보다 0.01%p 상승하며 악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전년 동월과는 유사한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이 연체율 상승을 주도했다. 1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0.59%) 대비 0.08%p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0.06%p 오른 수치다. 

특히 중소기업 부문의 부담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2%로 전월(0.72%) 대비 0.10%p 상승했으며, 중소법인은 0.89%로 0.11%p 급등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0.71%로 0.08%p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3%로 상승폭이 0.01%p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가계대출 역시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1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0.38%) 대비 0.04%p 상승했다. 다만 전년 동월(0.43%) 대비로는 소폭 낮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0.02%p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신용대출 등 비주택담보대출은 0.84%로 전월(0.75%) 대비 0.09%p 급등했다. 

이는 금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당국은 현재 연체율 상승이 분기 말 효과에 따른 일시적 흐름과 구조적 요인이 혼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권은 분기 말 연체채권 정리를 확대하면서 연체율이 하락했다가, 다음 달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 

다만 최근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은행권 자산건전성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부실채권 매각과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은행권의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 노력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체율 상승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기업·가계 전반에서 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중소기업과 신용대출 부문을 중심으로 한 리스크 확대가 향후 금융시스템 안정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