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중국산 김치가 국내산으로?"…배달앱·온라인 쇼핑몰 원산지 둔갑 기승

안서희 기자 2026-03-20 17:30:16
634곳 정밀 검증…'거짓 표시' 13개 업체 형사 처벌
[사진=게티 이미지 뱅크]

[경제일보] 배달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비대면 외식 문화가 보편화된 가운데,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식탁의 기본인 배추김치와 두부 등 서민 먹거리의 원산지를 속여 파는 사례가 대거 적발되면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지원(이하 농관원 강원지원)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도내 배달 앱 및 통신판매 업체들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정기 단속'을 실시한 결과 위반 업체 18곳을 적발했다.

이번 단속은 최근 급격히 성장한 온라인 농식품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농관원 강원지원은 정보기술(IT) 기기 활용 능력이 뛰어난 사이버단속반 4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은 소비자 이용이 빈번한 주요 온라인 플랫폼과 배달 앱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원산지 표시가 불분명하거나 위반 정황이 포착된 고위험 업체 634곳을 사전에 선별했다. 이후 의심 업체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현장 조사를 벌여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단속 결과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주요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배추김치'다. 총 8건이 적발돼 전체 위반 건수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은 두부류가 5건, 각종 식품 가공류가 4건, 쇠고기가 1건으로 집계됐다.

적발 사례를 들여다보면 위반 수법이 대담했다. 춘천의 한 일반음식점은 식당 내부와 배달 앱 상에 중국산 배추김치를 사용한다고 명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오다 덜미를 잡혔다. 배달 앱의 경우 소비자가 조리 과정을 볼 수 없고 원재료의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맹점을 악용한 것이다.

두부 제조업체의 위반 사례도 심각했다. 미국, 중국, 인도산 등 저가의 수입 콩을 원료로 사용해 두부를 제조하면서도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는 '100% 국내산 콩 사용'이라는 허위 문구를 내걸어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직하게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선량한 업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행위로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었다.

농관원 강원지원은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업체들에 대해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했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13개 업체에 대해서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5개 업체에는 총 16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온라인 유통 농산물의 원산지 표시 위반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비대면'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원산지 표시판을 확인하거나 육안으로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판매자가 등록한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부 업체들이 단속의 눈길을 피해 모니터 화면 뒤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배경이다.

농관원 강원지원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농식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정기 단속에 그치지 않고 사계절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위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