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지금 ‘전력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급증과 전력 중심 산업 구조로의 전환(Electrification)은 전력망을 단순한 사회간접자본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끌어올렸다. 송전망과 해저케이블, 스마트그리드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인프라의 역설’이 존재한다. 천문학적 초기 투자와 긴 회수 기간은 에너지 인프라 확대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간 에너지 인프라 사업은 공적 자금이나 소수 금융기관 중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의존해 왔다. 이로 인해 자본의 유동성은 제한됐고, 변화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2026년 현재, 이 교착 상태를 해소할 열쇠는 제조가 아닌 ‘금융의 혁신’에 있다. 실물자산 토큰화(RWA)와 토큰증권(STO)이 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STO의 본질은 인프라라는 실물 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하는 데 있다. 발전소나 전력망의 수익권을 조각 투자 형태로 발행함으로써 자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금 순환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에너지 기업이 자산 경량화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이다.
특히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은 중요한 변곡점이다. 지역 단위 에너지 인프라에 주민이 직접 투자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에너지 커뮤니티’ 모델은 시설에 대한 반감을 참여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에너지가 공공재를 넘어 개인 자산으로 인식되는 변화다.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전력 기기 제조 기술과 해저케이블 시공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IT 인프라와 핀테크 경쟁력을 결합한다면 글로벌 에너지 금융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에너지 자산의 가치 관리와 유통을 아우르는 ‘인프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에너지와 금융의 결합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은 전력망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TO는 에너지 자산을 글로벌 투자자와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정책당국은 토큰증권 제도의 안착을 서두르고, 기업은 자산 가치에 대한 데이터 기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에너지 인프라의 금융화는 대한민국이 ‘에너지-금융 강국’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필자 소개]
구교성 | 클레버스(CLEBUS) 의장
2001년 ‘질문·답변을 통한 정보 제공 방법’ 및 ‘대표 키워드 검색’ 등 원천 특허를 출원하며 일찍이 인터넷을 통한 지식 공유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했다. 국경 없는 가치 공유와 결제 생태계를 목표로 2006년 클레버스를 설립했다.
이후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의 도래와 함께, 무형의 지식 자산을 넘어 실물 자산과 에너지 인프라를 토큰화하는 혁신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현재 클레버스를 통해 실물자산(RWA) 거래소를 포괄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선박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부터 공공 자산에 이르는 디지털 트윈 및 STO 인증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글로벌 실물자산 금융화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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