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AI 경쟁이 물리적 실행 능력으로 확장되며 로봇핸드 기술이 휴머노이드 산업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AI 경쟁 축이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하드웨어 결합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인간처럼 물체를 집고 조작할 수 있는 '덱스트러스 핸드(정교한 로봇손)'가 AI의 현실 세계 적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판단을 넘어 물리적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화면 속 데이터가 아니라 현실 공간에서 물체를 집고 이동시키며 조작하는 과정에서만 학습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와 재질의 물체를 안정적으로 파지하고 힘의 세기와 방향을 조절하며 상황에 따라 동작을 미세하게 바꿀 수 있는 손 기술이 요구된다. 단순히 집는 수준을 넘어 비틀고 끼우고 분류하는 등 복합 작업을 수행해야 실제 산업·서비스 환경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로봇핸드는 AI가 현실 세계와 연결되는 핵심 접점으로 기능한다. 센서를 통해 촉각과 압력을 인지하고 이를 다시 AI에 피드백해 동작을 수정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학습 데이터가 축적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로봇핸드를 단순 부품이 아닌 'AI 실행력을 결정짓는 인터페이스'로 규정하며 피지컬 AI 구현의 마지막 퍼즐로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로봇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AI 성능 고도화의 다음 단계가 현실 환경에서의 데이터 확보와 반복 학습으로 이동하면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물리적 수단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물류·서비스 등 실제 적용 분야에서는 다양한 물체를 다루는 정밀 조작 능력이 요구되면서 로봇핸드의 완성도가 곧 활용 범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로봇핸드 기술은 기존처럼 휴머노이드의 부속 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AI의 활용 가능성과 산업 적용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IT 기업인 삼성전자가 대기업 가운데 덱스트러스 핸드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5년 말 미래로봇추진단 내에 로봇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다양한 형태의 고자유도 로봇핸드 기술을 시험·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인 오준호 단장이 조직을 이끌며 인간 손에 가까운 정밀 조작 구현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의 방향은 단순한 파지 기능을 넘어 '사람처럼 쓰는 손' 구현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범용 휴머노이드는 정형화된 공정뿐 아니라 물체의 형태·위치·상태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는 비정형 작업까지 수행해야 하는 만큼 손의 자유도와 제어 정밀도가 곧 활용 범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로봇핸드를 단순 부속이 아닌 휴머노이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보고 고자유도·고정밀 제어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실용성과 비용 효율이 우선시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공정별로 반복 작업이 많은 만큼 손가락 구조 대신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그리퍼(집게형 장치)가 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부품 이송이나 조립 라인에서는 일정한 형태의 물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집는 것이 중요해 복잡한 관절 구조보다는 단순하면서도 내구성이 높은 장치가 선호된다. 물류 현장에서도 상황은 유사하다. 박스나 포장재를 다루는 작업이 많은 만큼 진공·흡착 방식의 석션 기술이 효율적이며 속도와 유지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인간형 덱스트러스 핸드는 다양한 물체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조가 복잡해 가격이 높고 유지·보수 부담도 크다. 동시에 높은 가반하중(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중량)과 정밀한 조작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현재 산업 현장에서는 '범용성'보다 '특정 작업 최적화'가 우선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휴머노이드 기술의 발전 방향을 이원화시키고 있다. 인간과 유사한 손 구조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려는 '인간형 정밀 제어' 기술과 생산성과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산업형 효율 중심' 기술이 서로 다른 경로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산업형 접근이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밀 제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두 영역 간 경계가 점차 좁혀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덱스트러스 핸드는 기술 성숙도 대비 가격이 높아 대규모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초기 시장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자유도 로봇핸드는 수천만원대에 형성된 경우가 많아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투자수익률(ROI)을 맞추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제조·물류 현장에서는 동일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그리퍼나 석션 장비 대비 비용 부담이 크고 유지·보수까지 고려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한계가 지적된다.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정밀한 조작을 구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가반하중과 내구성을 함께 충족시키는 데에는 아직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실제 공정 투입보다는 연구·개발 단계에서 활용되는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시장 초기 국면에서는 연구용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대학·연구기관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에서도 덱스트러스 핸드 도입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 단위로 소수만 도입하던 수준에서 최근에는 다수의 장비를 동시에 구매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향후 시장 확산의 전초 단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용 시장에서 기술 검증과 데이터 축적이 이뤄지고 이후 가격 하락과 성능 개선이 맞물리면서 산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결국 AI 경쟁의 초점은 고도화된 알고리즘 개발을 넘어 현실 환경에서의 정밀한 실행 능력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물리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제 환경에서의 작동 성능이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로봇핸드 기술은 단순한 부품을 넘어 휴머노이드의 활용 범위와 산업 적용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기술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휴머노이드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Copyright © 경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단독] 분위기 반전하던 붉은사막…펄어비스 부엉이바위 논란 직면](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04/03/20260403182707156075_388_136.jpg)
![[류청빛의 요즘IT] 단순 대회 아니다…이용자·수익·브랜드 잡는 e스포츠 전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04/03/20260403175645612345_388_13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