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030년 200만대 목표…프로보 르노그룹 회장 "韓서 전동화·라인업 확장"

김아령 기자 2026-04-06 08:44:09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회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경제일보] 르노그룹이 한국 시장을 유럽 외 핵심 거점으로 재설정하고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전동화 전환과 신차 투입을 동시에 추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 전략을 공개했다.

프로보 회장은 "유럽 외 지역에서 성장 동력을 재확보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확장 의지를 밝혔다.

르노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중장기 전략 '퓨처레디(Future Ready)'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최소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전동화 전환과 라인업 확장을 병행해 글로벌 판매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별 성장 축을 분산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 시장은 이 전략의 실행 거점으로 설정됐다. 프로보 회장은 한국 사업의 핵심 축으로 라인업 확대, 전동화 전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제시했다. 제품군을 넓히는 동시에 파워트레인 전환을 병행해 판매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접근이다.

르노코리아의 역할도 확대된다. 그룹 내에서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생산 거점으로서 기능을 강화한다. 중형 이상 차량군인 D·E 세그먼트 생산 허브로 육성해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제시됐다.

르노그룹은 2030년까지 판매 차량의 절반을 순수 전기차로, 나머지를 하이브리드로 구성할 계획이다. 현재 계획된 22개 신차 가운데 16종이 전기차로 배정됐다.

부산공장은 국내 핵심 생산 인프라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최대 4개 플랫폼과 8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병행 생산할 수 있도록 전환이 진행된 상태로,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 구성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다.

프로보 회장은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정하는 흐름과 달리 르노는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기차 이용 경험이 재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 내 전기차 생산 여부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부산공장의 전동화 전환을 기반으로 완전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 시점과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 경쟁력 확보 방안도 함께 언급됐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이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만큼,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르노는 국내 공급망과의 협력도 유지한다.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포스코 등과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해당 구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와 전장, 소재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지속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이다.

지리자동차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기술 활용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파트너십이라는 입장이다. 르노코리아가 단순 생산이 아닌 기술 현지화를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르노그룹은 지난 2024년 지리자동차그룹과 파워트레인 합작사 '호스 파워트레인'을 설립한 바 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도 한국의 역할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르노코리아 연구개발 조직이 글로벌 기술을 국내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산 거점을 넘어 기술 개발 거점으로 기능을 확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