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동전쟁 여파' 뚫고... 돼지고기, 가격 이달 중 최대 28.6% 전격 인하

안서희 기자 2026-04-08 14:33:42
농식품부·육가공업계, 물가 안정 위해 '도원결의'…삼겹살·목살·뒷다리살 공급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며 국내 물가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서민들의 대표적 단백질 공급원인 돼지고기 가격이 이달 중 큰 폭으로 인하된다. 봄철 나들이 수요가 폭증하는 시기를 앞두고 정부와 육가공업계가 손을 맞잡고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선제적인 가격 인하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주요 육가공업체들과의 협의 결과 돼지고기 뒷다리살, 삼겹살, 목살 등 핵심 부위의 공급 가격을 4월 중 일제히 인하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가공 원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가 자율적으로 동참하며 이뤄졌다.

이번 가격 인하의 핵심은 봄철 소비가 집중되는 구이용 부위인 삼겹살과 목살에 맞춰져 있다. 농식품부 조사 결과 총 5개 대형 육가공업체가 288t 규모의 물량에 대해 평균 5.9%에서 최대 28.6%까지 공급 가격 인하를 추진한다.

통상 4월은 기온이 오르며 캠핑과 나들이 수요가 급증해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시기다. 하지만 이번 파격적인 공급가 인하로 대형마트와 정육점 등 소매 단계에서의 가격 인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28%에 달하는 인하 폭은 최근 몇 년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소비자들은 이달 중순부터 시장에서 한층 저렴해진 ‘국산 돼지’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가정용 식재료뿐만 아니라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의 주원료로 쓰이는 뒷다리살 가격도 함께 내려간다. 3개 업체가 총 750t의 뒷다리살 물량을 투입해 평균 4~5% 수준의 가격 인하를 실시한다. 이는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물가의 연쇄 상승을 억제하는 ‘방어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이달 중 시장에 풀리는 인하 물량은 총 1000t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사료 원료비와 에너지 비용 등 생산 원가가 크게 오른 극한의 경영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농식품부는 그간 학계 및 전문가와 함께 돼지고기 적정 재고 수준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육가공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방안을 모색해왔다.

정부는 이번 가격 인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유통 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중동 상황 여파로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 시기에 육가공업계가 선제적으로 공급 가격 인하를 결정해준 것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축산물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물론 구조적인 유통비용 절감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