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제약 명가 DNA 분석⑨ HK이노엔] 케이캡 하나로 흐름을 바꿨다…HK이노엔, 제약사로 다시 서다

안서희·한석진 기자 2026-05-04 09:55:01
복합 사업에서 신약 중심으로 무게 이동…성장 방식이 달라진 기업의 현재와 선택 케이캡·연구개발·글로벌 확장 중심으로 다시 짜여지는 HK이노엔의 다음 단계
[사진=HK이노엔]


[경제일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오랫동안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처방은 일정했고 제품 구도도 쉽게 바뀌지 않았다. 새로운 이름이 등장해 흐름을 건드리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그 변화의 시작점에 놓여 있다.
 

이 회사의 출발은 지금과는 결이 달랐다. 과거 CJ 계열 제약 사업에서 시작해 의약품과 음료 사업이 함께 돌아가던 형태였다. 특정 영역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에 가까웠다. 분사를 거치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무엇을 중심에 둘 것인지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케이캡은 그 판단의 기준이 됐다. 기존 치료제와 다른 접근 방식, 복용 편의성, 처방 확대 속도는 시장 반응을 끌어냈다. 단일 품목이지만 회사의 성격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매출 비중보다 더 큰 변화는 인식의 이동이었다. 제품을 유통하는 회사에서 신약을 만들어내는 회사로 보는 시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움직임은 비교적 일정한 방향을 유지한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 전문의약품 중심으로의 이동, 파이프라인 확장 시도가 이어졌다. 케이캡 하나에 기대기보다 다음 단계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하려는 흐름이다.
 

사업의 무게 중심도 점차 이동하고 있다. 음료 사업과 일반의약품 영역은 여전히 의미를 갖지만, 회사의 중심은 점차 처방 시장으로 기울고 있다. 외형을 넓히는 것보다 어디에서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지 다시 짜는 과정에 가깝다.
 

해외 시장 역시 중요한 시험대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 속도에 한계가 있다. 케이캡의 해외 허가와 기술 이전, 현지 파트너십 확대는 단순 확장이 아니라 검증 과정에 가깝다. 국내에서 통했던 전략이 다른 시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
 

현재 회사의 위치는 두 흐름이 겹쳐 있는 지점에 가깝다. 이미 확보한 성과와 아직 만들어야 할 결과가 동시에 존재한다. 케이캡은 안정적인 기반으로 자리 잡았지만 다음 축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을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 이동하는 흐름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신약 개발은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다. 투자와 성과 사이 간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경영의 핵심이 된다.
 

조직의 움직임도 이전과 달라졌다. 대기업 계열에서 분리된 이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은 판단 시점이 중요한 영역이다. 이 변화는 사업 추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약 산업은 결과가 늦게 드러나는 분야다. 연구 단계에서는 가능성으로 평가받고 시장에 나온 이후에야 성과가 확인된다. HK이노엔은 지금 이 두 단계 사이에 있다. 이미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다음 장면을 준비하고 있는 구간이다.
 

케이캡은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처방 확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회사의 다음 장면은 여전히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이 어떤 속도로 이어질지, 해외 시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확장될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다.
 

사업의 무게 중심은 과거와 비교해 한쪽으로 더 기울었다. 여러 사업이 함께 움직이던 시기와 달리 지금은 제약 본업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와 처방 시장 비중 변화에서도 그 흐름이 읽힌다.
 

케이캡은 변화의 시작을 알린 사례로 남는다. 이제는 그 이후 흐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회사 평가의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