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전세사기 피해 인정 3만8500건 넘어…LH 피해주택 매입도 속도

우용하 기자 2026-05-06 14:44:41
4월에만 855건 추가 가결 월평균 매입 속도 840호까지 증가 LH 피해주택 매입 8300호 돌파
서울 빌라 단지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심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식 피해 인정 건수가 누적 3만8000건을 넘어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피해주택 매입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임차인들이 피해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지난 4월 세 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총 2047건을 심의했으며 이 가운데 855건을 전세사기 피해자 또는 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가결된 855건 가운데 789건은 신규 신청 및 재신청 사례다. 나머지 66건은 기존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이 제기된 건으로 추가 심사를 거쳐 피해자 요건 충족이 인정됐다.
 
반면 심의 대상 가운데 748건은 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고 250건은 보증보험이나 최우선변제금 등을 통해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한 사례로 판단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의신청 가운데 194건은 추가 심사 이후에도 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기각됐다.
 
현재까지 위원회가 최종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 등은 누적 3만8503건이다.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 요청은 총 1167건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주거·금융·법률 절차 등 총 6만3568건 규모의 지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 LH의 피해주택 매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LH의 피해주택 매입 실적은 총 8357호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들어 매입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24년 한 해 동안 매입 물량은 총 90호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655호 수준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월평균 840호까지 확대됐다. 올해 1~4월에만 총 3360호가 매입됐다.
 
국토부와 LH는 매입 절차를 단축하기 위해 별도 점검회의와 패스트트랙 체계를 운영 중이다. 매입 사전협의와 주택 매입 요청 절차를 일원화하고 단계별 처리 기한도 설정했다. 지방법원과 경매 일정 조율도 병행하고 있다.
 
피해주택 매입 제도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보유한 우선매수권을 LH 등에 넘기면 공공기관이 해당 주택을 경·공매를 통해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후 피해자는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전환해 최대 10년간 해당 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퇴거를 원할 경우에는 차익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까지 피해주택 관련 사전협의는 2만2064건이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1만5020건은 매입 가능 판정을 받았다. 실제 주택 매입 요청은 1만3635건이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우선매수권 행사 기준 서울은 2852호, 경기는 1308호, 대전은 1052호, 인천은 906호 등으로 집계됐다. 부산과 대구도 각각 691호, 463호 수준의 매입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는 금융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전세대출 상환이 어려운 피해자의 경우 보증기관이 우선 대위변제한 뒤 최장 20년간 무이자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특례채무조정 제도를 운영 중이다.
 
또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 전세대출을 이용한 피해자를 대상으로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이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보증기관 보증분을 제외한 잔여 채무를 최대 20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장에서는피해 인정과 공공 매입 실적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임차인들이 체감하는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피해 주택의 권리관계가 복잡하거나 경매 절차가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지원이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제도 보완과 임대차 시장 관리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