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반도체 성과급에 들썩인 동탄…억대 위약금에도 아파트 계약 파기 속출

정보운 기자 2026-06-21 14:40:21
동탄역 롯데캐슬 한 달 만에 4~5억원 상승 5월 계약해제 82건, 한 달 새 74% 급증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 모습 [사진=네이버부동산 거리뷰 캡처]

[경제일보]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지급 결정 이후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아파트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단기간 수억원씩 치솟으면서 억대 위약금을 물고도 매매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현금 유입과 비규제지역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계약 신고 건수는 현재까지 1355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기한이 남아 있음에도 이미 전월(1001건)을 크게 웃돌며 지난해 11월 기록한 거래량도 넘어섰다.

거래 증가와 함께 계약 해제도 급증했다. 5월 계약분 가운데 현재까지 해제된 거래는 82건으로 전월(47건) 대비 74% 늘었다. 전체 계약 대비 해제 비중은 6.1%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달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 지급 규모에 합의한 이후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고 설명한다. 동탄역 인근 주요 단지의 경우 최근 수주 사이 실거래가와 호가가 3억~5억원씩 뛰면서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재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청계동의 한 아파트는 지난달 16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지만 집주인이 계약금을 반환하고 추가로 1억6000만원을 배상한 뒤 매도 호가를 19억원으로 올려 다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액배상을 감수하더라도 시세 차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가격 상승은 동탄역세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현재 호가는 24억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 달 전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최대 5억원가량 상승한 셈이다.

계약 해제 비중도 동탄역세권에 집중됐다. 청계동은 5월 계약 257건 가운데 28건이 해제돼 해제율이 10.9%를 기록했다. 이는 동탄 평균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가격 상승세는 동탄역세권을 넘어 남동탄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동탄도시철도(트램) 사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송동 등 호수공원 인근 단지에도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송동 소재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 106㎡는 이달 신고가인 15억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구매력이 높아진 가운데,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을 활용한 갭투자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동탄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검토에 나서면서 시장은 변곡점을 맞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추가 규제 이후 가격 조정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서는 반면 투자 수요는 규제 시행 전 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