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테슬라코리아가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유지 결정 하루 만에 모델3와 모델Y 판매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 회사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예고 없이 이뤄진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선택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단순히 시점이 겹친 것으로 봐야 할지, 보조금 지원 유지 결정 직후 가격 인상이 이뤄진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테슬라코리아는 7월 1일부터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가격을 기존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인상했다. 모델3 RWD와 모델3 퍼포먼스는 각각 500만원 오른 4699만원, 6999만원으로 조정했고,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와 모델Y L도 각각 300만원 오른 6699만원, 7299만원으로 가격을 변경했다.
가격 인상은 정부가 하루 전인 6월 30일 테슬라를 포함한 27개 전기차 제작·수입사에 대해 구매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직후 이뤄졌다.
문제는 가격 인상 자체가 아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자동차 업계가 공통으로 겪는 부담이다. 기업이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것 역시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안내를 미리 받지 못했다. 테슬라코리아는 7월 1일 가격 변경 내용을 공지하고 같은 날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정부가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소비자는 하루 만에 달라진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구매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가격 조정을 반복했다. 1월에는 주요 모델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4월에는 모델3 퍼포먼스와 모델Y 일부 트림 가격을 최대 500만원 인상했다. 이번 가격 조정까지 더하면 올해 들어 인하 한 차례, 인상 두 차례가 이어졌다.
자동차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소비재다. 차량 가격만 비교해 구매를 결정하는 상품도 아니다. 보조금과 금융 조건, 계약 시기, 출고 일정까지 함께 고려한 뒤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가격 정책은 소비자의 구매 계획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기업의 권한이지만, 가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준비할 시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가격 인상을 검토했다면 일정 기간 사전 안내를 하거나 기존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도 보조금 정책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시기와 적용 방식 등을 포함한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보조금이 기업의 가격 정책에 따라 효과를 잃는다면 정책 취지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 모두 소비자가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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