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술 덜 마시는 한국…주류 출고량 27년 만에 300만㎘ 붕괴

우용하 기자 2026-08-23 15:46:48
맥주·소주 3년 연속 감소…막걸리는 5년째 내리막 과실주·증류주는 반등…업계, 저도·무알코올 제품 강화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주류 코너.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내 주류 출고량이 27년 만에 300만㎘ 아래로 내려갔다. 맥주와 소주가 3년 연속 감소하고 막걸리까지 5년째 줄면서 대중 주종을 중심으로 소비 위축이 이어졌다.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도 함께 감소하는 반면 과실주와 증류주 등 일부 주종은 늘어 주류 소비가 양에서 취향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000㎘로 집계됐다. 주류 출고량이 300만㎘를 밑돈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92만2000㎘ 이후 처음이다. 2015년 380만4000㎘와 비교하면 10년 새 21.5% 감소했다.
 
주종별로는 전체 출고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맥주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151만9000㎘로 전년보다 7.2% 줄었다. 2022년 169만8000㎘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감소하면서 160만㎘선도 무너졌다.
 
희석식 소주 출고량 역시 지난해 79만3000㎘로 80만㎘ 아래로 내려왔다. 2022년 86만2000㎘에서 매년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탁주도 2020년 38만㎘에서 지난해 31만8000㎘까지 줄며 5년 연속 감소했다.
 
주류 출고량 감소는 음주 습관 변화와 맞물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 9.0일보다 줄었다. 술을 마시는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다.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대중적인 주류 트렌드로 꼽은 항목 가운데 편의점 구입이 85.5%로 가장 높았고 홈술 54.2%, 혼술 52.2%, 다양한 맛 49.1%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홈술·혼술 문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취하기 위한 음주보다 맛과 향, 제품 특성을 따지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주류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일부 주종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과실주 출고량은 1만7000㎘로 2021년 이후 다시 같은 수준을 넘어섰고 일반증류주는 4000㎘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브랜디도 31㎘로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주류업계 역시 줄어드는 음주량에 맞춰 저도주와 무알코올·비알코올 제품을 확대하고 맛과 향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맥주·소주 중심의 대량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취향을 얼마나 세분화해 잡아내느냐가 향후 주류시장의 주요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