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명진스님 입적에 불교계·시민사회 애도…종교시민사회장으로 엄수

우용하 기자 2026-08-23 16:34:39
봉은사 선불당에 빈소 마련…신자·시민 조문 이어져 25일 오전 영결식…출가 본사 법주사서 다비식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빈소가 서울 봉은사 선불당에 마련된 23일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이 제주 서귀포에서 입적하면서 불교계와 시민사회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수행자로서 불교계 개혁에 목소리를 내는 한편 민주화와 사회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만큼 장례는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2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선불당에 마련된 명진스님의 빈소에는 불교계 관계자와 신자, 시민 등의 조문이 이어졌다. 명진스님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봉은사 주지를 지냈다.
 
스님은 전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발견돼 구조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마스크와 스노클, 다이빙수트, 핀 등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 년 전부터 제주에서 프리다이빙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수습 등을 맡았던 유발상좌(출가하지 않은 제자)인 유병문 씨는 스님이 발견된 위치 등을 고려하면 깊은 바다에서 다이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이 아니라 해안 부근에서 수영하다 심정지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명진스님은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베트남전 참전 이후 1974년 법주사에서 탄성스님을 은사로 다시 출가해 수행자의 길을 걸었다.
 
사회문제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종단과 시민사회가 정리한 행장에 따르면 스님은 1985년 해인사에 숨어든 수배 대학생들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영상을 접한 뒤 사회 참여를 확대했다. 신군부의 불교계 탄압으로 꼽히는 10·27 법난을 규탄하는 과정에서는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과 봉은사 주지 등 종단 소임을 맡는 동시에 참여연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민족문제연구소 이사, 6·15공동선언 남측준비위원회 공동대표, 평화의길 이사장 등을 지내며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갔다.
 
생전 활동 범위가 넓었던 만큼 입적 소식 이후 각계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명진스님의 입적을 애도했다. 전국시국회의는 불교계 개혁과 사회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고인의 행적을 기렸고 백기완노나메기재단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이어진 고인과 백기완 선생의 인연을 소개하며 추모했다.
 
장례는 종교계와 시민사회, 문화예술계, 정계 인사가 참여하는 장례위원회 주도로 진행된다. 영결식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열리며 이후 명진스님의 출가 본사인 법주사에서 다비식이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