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홍준표 "잘못 있으면 감옥 가겠다"…선거자금 수사에 정면 반발

한석진 기자 2026-08-30 12:35:57
홍준표 전 대구시장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자신과 측근들을 둘러싼 선거자금 관련 경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과거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을 잇달아 조사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직접 불러 확인하라는 요구다.
 

홍 전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지도 않은 혐의를 뒤집어씌워 압수수색하고 출국 금지하고 언론 플레이하고, 그건 직권남용죄이고 허위사실 공표죄”라며 “그런 짓 하라고 수사 전권 준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지 말고 나를 직접 불러 확인하라”며 “그런 짓 계속하면 그게 수사권 남용이고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또 “만약 내게 잘못이 있다면 내가 감옥 가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이 문제 삼는 수사는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서 시작됐다. 대구경찰청은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과 2022년 홍 전 시장의 복당과 대구시장 선거 등을 전후해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홍 전 시장 주변 인사들이 대신 부담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고발에는 2022년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홍 전 시장을 위해 실시됐다는 비공표 여론조사 8차례의 비용 1500만원을 측근이 대신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12차례의 비용 4370만원을 주변 인사들이 부담했다는 추가 고발도 접수됐다. 모두 고발 내용을 토대로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사안이다.
 

수사는 김건희 특검으로 사건 기록이 넘어가면서 한동안 중단됐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5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과 강혜경 전 부소장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지만 이후 특검팀 요청으로 관련 자료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거쳐 특검 측에 전달됐다.
 

관련 자료는 올해 2~3월 다시 대구경찰청으로 돌아왔고 경찰 수사도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기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별도로 홍 전 시장과 관련된 또 다른 범죄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찰 수사가 과거 선거자금 문제로까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명태균이도 나한테 여론조사비 받은 일이 없다는 실토도 한 그 사건을 1년 5개월이나 질질 끌다가 이제 와서 내가 선거자금을 가공거래해서 정치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소설 쓰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명심에서 자행하는 직권남용이냐, 자질이 안 돼서 직권남용 수사를 하는 거냐”며 “그런 수사를 하려면 선거판 관행부터 사전 조사한 후 수사하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이 언급한 ‘가공거래를 통한 정치 비자금 조성’은 경찰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혐의는 아니다. 홍 전 시장이 자신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수사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개한 주장이다.
 

가공거래는 실제 물품이나 용역 거래가 없는데도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계약서나 영수증 등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선거자금에서 가공거래가 확인되면 실제 자금 사용과 회계보고가 달라질 수 있어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을 회계장부에 기록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지출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회계처리한 경우에는 형사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
 

제3자가 정치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대신 부담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치자금은 정치인에게 직접 전달된 현금에만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대납이 있었는지와 함께 해당 비용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당사자가 비용 지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이 수사 대상이 된다.
 

홍 전 시장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고 비용을 지급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대신 내도록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 선거비용이 이미 선거관리위원회 실사를 거쳤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최근 “선거 때마다 선관위 실사로 인정된 금액을 가공거래로 보전받았다는 한 사람의 앙심에 찬 거짓 제보”라며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선관위 실사를 거쳤다는 사실이 이후 형사수사를 막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계좌자료나 관계자 진술이 나오면 수사기관이 별도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당시 선관위가 해당 거래와 증빙자료까지 확인해 정상적인 선거비용으로 인정했다면 홍 전 시장 측의 반박 근거가 될 수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찰이 자신보다 과거 선거캠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을 먼저 조사하는 방식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더 이상 나를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을 협박하지 말고 오늘이라도 나를 불러 수사하라”며 “위법·과잉 수사를 하는 배후가 과연 누구냐. 누굴 믿고 그런 뒤집어씌우기 수사를 하는 거냐”고 했다.
 

이어 “앞으로 그 수사권 남용, 직권남용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며 “더 이상 힘없는 자원봉사자들을 불러 있지도 않은 사실을 추궁하고 압박하고 괴롭히지 말라”고 밝혔다.
 

다만 압수수색이나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수사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대구경찰청은 현재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한 정황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을 직접 조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