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대형마트 새벽배송 두고 소상공인단체 '엇갈린 입장'…조건부 수용론 등장

정보운 기자 2026-09-01 11:07:33
수퍼마켓연합회, 5년간 5000억원 지원안 제안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는 기존 반대 입장 유지
대형마트 온라인 ㆍ새벽 배송 추진 반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둘러싸고 소상공인 단체 사이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골목상권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조건으로 새벽배송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는 기존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최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동네 슈퍼의 디지털 전환 지원 조항과 관련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를 담아달라는 내용의 상생 제안서를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 연합회는 이를 토대로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동네 슈퍼의 온라인 주문·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에 '동네수퍼 1시간 쾌속장보기' 전용 카테고리를 만들고 판매정보시스템(POS)과 재고관리 시스템을 배달앱에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통한 배달 수수료 면제와 반찬가게·떡집 등 지역 상인이 함께 상품을 배송하는 공동배송 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연합회는 이 같은 지원책이 법제화될 경우 그동안 반대해 온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조건부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돼 해당 시간대를 활용한 온라인 주문 배송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국회에서는 심야 영업 제한을 완화해 대형마트도 새벽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이 올해 2월 개최한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합회가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밝힌 것은 기존 입장과 비교하면 변화된 모습이다. 지난 5월에는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 제한을 완화하고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되자 법안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연합회는 법안이 강행 처리될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회는 새벽배송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오히려 골목상권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고령층 등 새벽배송 서비스가 필요한 소비자가 있다는 점 역시 입장 변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소상공인 단체 전체가 새벽배송 허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연합회와 함께 규제 완화를 반대해 온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상인연합회는 향후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반대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새벽배송 허용이 슈퍼마켓뿐 아니라 농수산물 판매업 등 다른 소상공인 업종과 골목상권 전반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골목상권의 디지털 전환 지원이 향후 소상공인 단체와 대형 유통업체 간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