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감 이슈] 법인 동일인 지정, 해외 지배구조

권석림 기자 2026-09-09 17:00:00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외국 국적 총수와 해외 지주회사, 특수목적회사(SPC), 신탁 등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집단이 늘면서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 제도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동일인 지정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범위와 계열회사 편입, 친족·임원 관련 자료 제출, 사익편취 규제 적용 등을 좌우하는 대기업집단 규율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해외 지배구조를 통해 국내 회사를 지배하는 경우 제출 자료만으로 실질적인 지배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법인 동일인 지정이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국내 계열회사 누락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동일인 판단 기준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러한 자연인이 없는 경우 국내 회사·비영리법인·단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연인이 존재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이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자연인으로 변경 지정할 수도 있다.

2026년 쿠팡의 동일인이 외국 국적자인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 지정되면서 법인 동일인 제도를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부각됐다.

법인 동일인 지정은 외국 국적자나 글로벌 플랫폼 기업, 지분이 분산된 기업집단의 동일인 판단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자연인 동일인 지정 때와 친족 관련 자료 제출이나 사익편취 규제 적용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 법인 동일인 지정의 예외 요건을 실제로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가 기업이 제출한 해외 지배구조와 친족·특수관계인 자료를 단순히 접수하고 보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독립적인 검증을 하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국외 법인과 특수목적회사, 신탁, 수익적 소유자, 의결권 약정 등에 관한 자료를 다른 자료와 대조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지, 해외 자료의 미제출·누락·허위 제출 또는 진위 확인이 어려운 경우 법인 동일인 지정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핵심이다.

쿠팡과 두나무 등 법인 동일인 지정 또는 변경 사례에 동일한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됐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별도의 판단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법인 동일인 지정과 자연인 변경 지정의 요건을 어떤 자료로 확인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정부가 기준을 마련했다는 사실보다 그 기준이 실제 사례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고, 해외 지배구조까지 실질적으로 검증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공정위가 동일인 판단 지침이 해외의 복잡한 지배구조와 실질적 영향력까지 실제로 포착하고 있는지, 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넘어 독립적인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지, 지정 이후에도 예외 요건을 제대로 점검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