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가 9일 오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소환해 조사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경 취재진의 눈을 피해 비공개로 검찰청에 출석했다.
이번 소환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을 검찰에 송치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당시 특사경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등 총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과정에서 발생한 시세조종 의혹에 김 위원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번 수사의 새로운 국면을 열게 한 것은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최근 법정 증언이다. 이 부문장은 지난 5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배 전 대표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에게 1000억 원 정도 SM엔터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했다"며 "SM 산하 브랜드 마케팅과 굿즈 등의 사업을 정리해 해당 사업을 사모펀드에 줄 수 있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김 위원장의 조사 시간이 9시간을 넘어서면서 카카오 내부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핵심 경영진의 추가 소환이나 기소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카카오의 신사업 추진과 추가 투자 등 주요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침체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AI 사업 등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달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카카오의 서비스 강점을 접목한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2억12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러한 성장 전략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주도해온 카카오의 경영쇄신 작업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카오는 준법과신뢰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마련했으나 이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 카카오의 해외 사업 확장은 물론 국내에서 추진 중인 AI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이번 소환 조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향후 경영 전략과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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