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내 유일하게 게임에만 존재하는 사전검열 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21만명이 참여한 '게임 사전심의 폐지' 헌법소원을 주도한 게임 전문 유튜버 김성회씨가 국정감사장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불합리한 심의 기준과 규제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게임위는 초헌법적 검열기관"이라며 게임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사전 검열 제도의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게임위의 검열 근거가 되는 게임산업법 제32조 2항 3호는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의 제작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김씨는 "법 조항의 '지나치게'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2년간 어린이용과 성인용을 망라해 약 500여종의 게임이 차단됐는데 그 근거가 전부 '모방범죄 우려' 한 줄이었다"며 "게임위 고위 관계자조차 '딱 봐도 문제될 만한 것'이라는 애매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96년 영화·음반 분야의 사전검열이 폐지된 점을 언급하며 게임 규제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극도로 잔혹한 범행 장면이 포함됐지만 상영됐고 마약 제조 과정을 다룬 '독전'은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며 "하지만 게임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위의 표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만약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제작자가 게임 개발자였다면 에미상이 아닌 수갑을 차게 됐을 것"이라며 콘텐츠 간 차별을 꼬집었다.
게임위의 심의 과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씨는 "검열 회의에서는 담당자가 바뀌면 기존의 원칙과 규정이 단순 참고사항으로 전락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며 "이는 검열위원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전근대적 원님재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임 개발자들은 까다로운 심의위원이 몸살로 결석하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김씨는 2019년 '주전자닷컴' 사태를 언급하며 사전검열의 폐해를 지적했다. "습작 게임을 공유하던 비영리 사이트에서 초등학생들이 만든 6만여개의 게임이 사전검열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괄 삭제됐다"며 "이는 연습장에 그린 만화를 검열 없이 공개했다고 압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위가 대형 게임사와 소규모 개발자를 차별한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유명 게임사의 작품에는 관대한 반면 인디게임은 쉽게 차단하며 검열 실적을 채우는 행정 보신주의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1996년 영화·음반의 사전검열 폐지가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듯이 게임 분야에서도 검열 철폐를 통해 세계가 인정하는 제작자들이 나오길 희망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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