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MBK파트너스·영풍이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 상정에 반대하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유미개발이 집중투표 청구를 했던 당시 고려아연의 정관은 명시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며 "결국 이 사건 집중투표청구는 상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적법한 청구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고려아연 주주인 유미개발이 지난해 12월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하며 영풍의 반발에 의해 시작됐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당 이사 선임 안건마다 1주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최후 수단으로 집중투표제를 제안했다.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면 특별관계인 53명을 보유한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최 회장측은 집중투표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며 고려아연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MBK·영풍 연합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신규이사 14명을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은 최 회장 측이 약 34%, 영풍·MBK 연합은 40.97%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지분 4.5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7일 고려아연이 상정한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우호지분을 모두 합쳐도 영풍·MBK 연합이 앞서가며 이사회 장악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원이 영풍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이기에 이사회 구성이 MBK·영풍에게 유리하게 될 수 있다"며 "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국민연금이 중요하게 작용할 순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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