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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5대 은행 1분기 실적 지형 '출렁'…법·해외 리스크 변수로

송정훈 기자 2026-04-27 16:13:17

한층 치열해진 리딩뱅크 경쟁 안갯속...구조적 리스크 발목

신한, 올 1분기 당기순익 '1위'...우리 '최하위'로 밀려 

시중은행 ATM .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실적 지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5대 은행의 2026년 1분기 실적을 보면 그간 유지되던 고정 순위가 무너지고 전면적 재편 양상이 나타났다. 일회성 비용과 해외 리스크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리딩뱅크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 1 분기 실적을 보면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선두권의 재편이다. 신한은행은 1조15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1위에 올랐다. 안정적인 이자이익과 비이자 부문의 균형 잡힌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이 1조1042억원의 순이익으로 2위를 차지했고, 전통적인 리딩뱅크였던 KB국민은행은 1조1010억원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세 은행 간 격차가 크지 않아 향후 순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중하위권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NH농협은행은 5577억원의 순이익으로 우리은행(5312억원)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과거 하위권에 머물던 농협은행이 반등한 반면, 우리은행은 해외 법인 관련 비용 부담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같이 5대 은행 전체 순위가 한 번에 뒤집힌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번 순위 변동의 핵심 요인은 비경상적 비용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과징금 부담이 실적을 크게 압박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관련 과징금과 과태료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이 이어졌고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관련 제재까지 더해지며 비용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수익성 자체보다는 외부 규제 리스크가 순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은행 역시 해외 사업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회계 이슈로 약 1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영업 기반을 바탕으로 실적을 방어하며 순위 상승의 기회를 잡았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은행권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5대 은행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규제와 법적 리스크다. ELS 사태와 같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문제는 대규모 과징금과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형 은행일수록 판매 규모가 큰 만큼 잠재 리스크도 확대되는 구조다.

또 해외 사업 리스크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회계 기준 차이와 현지 규제, 내부통제 문제 등이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은행 사례가 대표적이다.

수익 구조의 한계도 리스크 중 하나다. 국내 은행들은 여전히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아 금리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금리 하락기에는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비이자 부문 확대가 과제로 떠오르지만 자본시장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가 맞물리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별로 보면 리스크의 성격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국민은행은 대형 금융그룹 내 핵심 은행으로서 규제·상품 판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고, 신한은행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임에도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의 관리 리스크가 변수로 꼽힌다. 

하나은행은 외환·글로벌 부문 강점이 있는 만큼 환율과 해외 경기 영향에 민감하며, 우리은행의 경우 해외 법인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가 과제로 지적된다. 농협은행은 공공적 성격과 지역 기반 영업 구조로 인해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이 중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은행권 경쟁이 예년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 3개 은행의 실적 격차가 미미한 데다 과징금·충당금 등 일회성 변수에 따라 순위가 수시로 뒤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지주 차원에서는 비은행 부문 경쟁력 덕분에 큰 판도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올해 은행권의 승부는 단순한 이익 규모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형 성장보다 안정성과 내부통제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리딩뱅크의 기준 역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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