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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조용히 번지고 늦게 드러난다…담낭암 '침묵의 경고'

안서희 기자 2026-05-17 07:00:00

담석·용종 등 위험군, 정기 초음파 필수

[사진=AI 생성이미지]

[경제일보] 담낭암은 ‘조용히 자라다 치명타를 입히는 암’이다.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리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냉정한 평가가 따른다. 발견되는 순간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4년 담낭암 환자는 약 13.23% 증가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증가 폭이 뚜렷하다. 고령화와 함께 대사질환이 늘어나면서 담도계 암 역시 ‘조용한 증가’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담낭은 간 아래에 붙어 있는 작은 주머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했다가 음식물이 들어오면 이를 배출해 지방 소화를 돕는다. 기능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곳에 암이 생기면 상황은 달라진다. 담낭암은 대부분 선암 형태로 발생하며 다른 소화기암보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예후는 훨씬 나쁜 축에 속한다.

문제는 ‘신호가 없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사실상 증상이 없다. 병이 진행된 뒤에도 소화불량, 복부 팽만, 오른쪽 윗배 불편감 정도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흔한 위장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환자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이후 병이 진행되면 양상은 달라진다. 간과 담관, 림프절로 퍼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체중이 감소한다. 담즙 배출이 막히면 소변 색이 짙어지고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치료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위험요인은 비교적 분명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담석이다. 담석은 담낭암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간 담낭벽을 자극해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담낭 용종도 주의 대상이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빠르게 커질 경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담낭벽이 두꺼워지는 ‘벽비후’ 역시 암과 구분이 쉽지 않아 정밀 추적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생활습관 요인도 주목된다. 비만, 지방간,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이 담도계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환자 증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생존율은 냉정하다. 담낭암을 포함한 담도계 암의 5년 생존율은 20~30% 수준에 머문다. 특히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조기 발견 여부가 생존을 가르는 대표적인 암이다.

치료 역시 병기에 따라 갈린다. 암이 담낭에 국한된 경우 수술이 최선이다. 그러나 실제로 완전 절제가 가능한 환자는 많지 않다. 상당수는 발견 시 이미 진행된 상태다. 이 경우 항암치료나 면역치료, 방사선치료 등이 병행된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일부 환자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답은 하나로 모인다. ‘조기 발견’이다. 김효정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낭암은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담석이나 담낭 용종이 모두 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담석은 초음파 검사를 어렵게 하고 만성 염증으로 인한 담낭벽 비후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고령층에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담낭 용종이나 국소 벽비후는 크기와 변화 양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며 젊은 층도 전문의 상담을 통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며 “담낭 질환은 비만·대사질환과도 연관된 만큼 전반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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