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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경제일보] 사상 최대 해외 결제에 카드사 '트래블카드' 전쟁

전지수 인턴 2026-07-02 08:56:54

1분기 체크카드 해외 결제액 작년보다 17% 늘어난 1.9조원

고객 선점 후 '락인' 효과 기대

해외 결제 시장에서 58종 통화 환전 및 수수료 전면 면제 혜택을 앞세운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가입자 1117만명을 돌파하며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사진=하나카드]

고물가·고환율 기조 속에서도 내국인 출국자와 해외 결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단기 수익 악화를 감수한 카드업계의 출혈 경쟁이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결국 선점한 충성 고객을 향후 어떻게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연계할 지가 시장의 최종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와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내국인 출국자와 해외 결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수수료 혜택을 앞세운 해외용 체크카드 중심의 카드사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의 출혈 경쟁은 여행 전 과정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자사 종합 플랫폼에 묶어두려는 장기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833만1000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5.5%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9%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3241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 늘었다. 출국자가 늘어나면서 해외 결제 금액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개인 해외 이용 금액은 9조82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가량 증가했다.

특히 체크카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 금액은 61억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액은 41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1.3% 감소했지만 체크카드 사용액은 20억300만 달러로 2.4% 늘어났다. 전업 카드사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 등 총 9곳의 올해 1분기 체크카드 해외 결제액은 1조98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1% 급증했다.

해외 결제 시장 규모가 커지자 카드사들은 앞다퉈 특화 카드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재 관련 시장은 하나카드의 독주 속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지난달 기준 가입자 수 1117만명을 돌파하며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체크카드 해외 이용 금액 점유율 42.33%를 차지했다. 트래블로그 주요 혜택은 △58종 통화 무료 환전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면제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 인출 수수료 면제 등이다. 카카오페이와 협력해 내놓은 카카오페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역시 누적 발급 50만좌를 넘어섰다.

신한카드는 쏠트래블 체크카드를 내세워 점유율 30.99%를 기록하며 하나카드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 카드는 전 세계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과 해외 대중교통 비접촉 결제 할인 등을 담았다. KB국민카드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통해 56종 통화 환율 우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여행 전후 국내 교통비나 외식비 할인 혜택을 더했다.

우리카드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해 환율 우대와 여행 플랫폼 연계 예약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삼성카드는 전월 실적 조건 없는 수수료 면제 혜택을 담은 글로벌 카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연동 비접촉 결제 기능과 더 그린 에디션3 카드의 여행 영역 포인트 적립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카드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결제 규모는 커졌지만 정작 수익성은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직구 시장마저 위축된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 직접 구매액은 13억5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13.1% 줄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카드업계가 출혈 경쟁을 감수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고객 확보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객이 여행을 준비하는 시점부터 귀국 후 일상생활로 돌아와 소비하는 전체 과정을 자사 플랫폼 안에 묶어두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보인다. 환전 내역이나 현지 결제 동선 같은 핵심 데이터를 확보하면 향후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등 생태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선점한 미래 충성 고객을 어떻게 실질적 수익 모델로 연계할지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넘어선 트래블로그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여행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최근에는 혁신금융서비스까지 연장돼 브랜드 파워를 증명했다"며 "일본 여행에 특화된 트래블로그+ 신용카드 출시와 대표 체크카드 3종의 '트래블로그 스위치' 서비스 확대 등 독보적인 혁신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트래블카드 시장의 1등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2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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