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카카오 노동조합이 성과급 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2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다시 집단행동에 나선다. 지난달 두 차례 파업을 진행한 뒤에도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인 ‘크루유니언’은 이날 정오부터 한 시간 동안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피케팅을 진행한다. 조합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율적으로 피켓을 드는 방식이다.
업무시간 중 근무를 중단했던 앞선 파업과 달리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만큼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집회가 열리기 전인 만큼 서비스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실제 장애 발생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성과급 액수보다 ‘산정 기준’이 핵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규모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 보상에 포함할지 여부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를 재원으로 구성원 1인당 약 1000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지난 4월 부여된 500만원 상당의 RSU는 별도 보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사측은 영업이익의 10.1%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요구하는 전체 보상 규모는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AI 등 미래 사업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갈등은 단순히 성과급을 얼마 지급할지를 넘어 주식 보상을 성과급으로 볼 것인지, 회사 이익을 구성원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노조는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성과급 산식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현금과 주식 보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 5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된 이후 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뒤 지난달 10일 카카오 창사 이후 첫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하루 동안 업무 시스템에서 접속을 끊는 ‘로그아웃 데이’를 실시했다.
◆ 파업 참여 인원 놓고도 노사 시각차
첫 부분파업에는 노조 집계 기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에서 약 1500명이 참여했다.
전일 파업에는 2100여명이 참여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반면 카카오는 연차 사용자와 파업 참여자를 시스템상 구분하기 어렵다며 평소 휴가 인원을 제외하면 본사 기준 실제 참여자는 약 800명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사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을, 회사는 통상적인 휴가자를 제외한 인원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집계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앞선 파업 당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에서 별다른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비스 운영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고 비상 대응 인력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날 피케팅은 파업보다 강도가 낮아 서비스 차질 가능성은 더욱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서비스 장애 여부와 별개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조직 분위기와 인재 유지, AI 사업 전환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과 자체 AI 모델 ‘카나나’의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내부 신뢰 회복이 경영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피케팅 참여 인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가 교섭을 계속하고 있지만 성과급 산정 기준과 RSU 처리에 대한 입장차가 유지되고 있어 추가적인 집단행동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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