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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바이오 R&D 관세감면 폐지되나…바이오업계 "첨단산업 경쟁력 부담"

안서희 기자 2026-09-29 09:23:02

현행 관세 80% 감면→내년 8월 폐지 추진…한경협 "어렵다면 50%라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일보] 바이오산업의 연구개발(R&D)에 활용되는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 감면 제도가 내년부터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물품을 관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업계에서는 개발단계 바이오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감면제도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29일 정부가 지난달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산업기술 연구개발에 사용하기 위해 수입하는 물품에 대한 관세 감면 적용은 내년 8월 1일부터 종료될 예정이다. 학교와 공공의료기관 등이 사용하는 물품에 대한 감면은 유지하는 반면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물품만 감면 대상에서 삭제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했다.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수입 물품을 관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연평균 약 90억원, 향후 5년간 약 450억원의 세수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연구개발 과정에서 해외에서 원료와 시약, 연구용 물품 등을 들여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달 10일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수입품에 대한 관세 감면을 유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경협은 현행 제도상 산업기술 연구개발용으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관세의 80%를 감면하고 있다며 감면제도가 폐지되면 첨단산업의 R&D 비용 부담과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협은 특히 미래형 자동차와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산 전 성능평가와 품질검증 등을 위해 연구개발용 부품과 해외 시제품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감면제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면 감면율을 50%로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관세율이 모든 연구개발용 수입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수입 물품의 품목분류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항체·유전자재조합 단백질 등이 포함되는 3002류는 관세율이 0%인 반면 합성 펩타이드·저분자 화합물 등이 포함되는 2933류, 진단·연구용 시약 등이 포함되는 3822류, 완제의약품 등이 포함되는 3004류는 품목에 따라 최대 8%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신약이나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과정에서는 연구 단계가 진행되면서 개발 물질의 형태와 생산 방식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적용되는 품목분류와 세율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수입하는 물품에 관세가 붙지 않는 기업이라도 향후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거나 개발 단계가 진전되면서 관세가 발생하는 구간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가 관세를 단순한 일회성 세금이 아니라 연구개발 비용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와 관세는 기업의 비용 구조에서 차이가 있다. 수입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법상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하지만 관세는 기업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출시 제품이 없는 개발단계 기업의 경우 연구에 투입되는 지출이 비용으로 반영되는 만큼 관세 부담이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아직 연구개발 투자와 상용화 사이의 긴 시간을 견뎌야 하는 기업이 많은 만큼 연구개발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추는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해외 사례도 업계가 제도 유지를 요구하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주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무관세로 양허한 사례가 많아 연구개발 단계에서 수입 물품에 관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미국 역시 이달 23일 연방관보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 의약품 관세와 관련해 연구개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무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기업의 R&D를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 감면 역시 연구개발 비용을 낮추는 지원책으로 기능해왔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경협은 이번 세제개편안 의견에서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수입품 관세 감면 80%를 유지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지가 어렵다면 감면율을 50%로 낮추는 대안도 제시했다.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물품의 관세 감면 폐지 여부와 적용 범위가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바이오산업의 경우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발생하는 비용 부담과 해외 주요국의 관세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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