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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3억짜리 4채는 과표 3배…20억대 '한 채'는 종부세 줄어든다

한석진 기자 2026-10-02 09:13:55

다주택 기본공제 줄고 공정시장가액비율 80%로

실거주 1주택은 공제 12억→14억…20억~30억원대 부담 감소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경제일보] 종합부동산세를 매기는 방식이 바뀌면 가격이 낮은 주택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의 세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반면 20억~30억원대 주택 한 채에 직접 사는 사람은 종부세를 지금보다 적게 낼 수 있다.


2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를 매길 때 집이 몇 채인지를 따지던 방식을 집값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집값에 따라 0.5~5.0%의 같은 세율표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는 주택 수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 일부 다르다.


겉으로 보면 다주택자에게 유리해 보인다. 집이 많다는 이유로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세금을 계산할 때는 세율만 봐서는 안 된다. 세금을 매기기 전에 집값에서 얼마를 빼주는지, 남은 금액 가운데 얼마를 과세 대상으로 잡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현재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을 모두 합한 뒤 9억원을 빼고 세금을 계산한다. 이 9억원을 ‘기본공제’라고 한다. 쉽게 말해 세금을 계산하기 전에 집값에서 먼저 빼주는 금액이다.


개편안에서는 이 공제액 계산법이 바뀐다. 우선 4억원을 빼고 여기에 자신이 실제 사는 주택의 가격 비중에 따라 최대 5억원을 추가로 빼준다. 여러 채를 비슷한 가격으로 갖고 있다면 실제 거주하는 집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공제액도 줄어든다.


공시가격 3억원짜리 아파트 4채를 갖고 그중 한 채에 산다고 가정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네 채를 합친 공시가격은 12억원이다. 지금은 여기서 기본공제 9억원을 빼면 3억원이 남는다.


이 3억원에 다시 60%를 곱한다. 이를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고 한다. 집값에서 공제액을 뺀 금액 전부에 세금을 매기지 않고 일정 비율만 세금 계산에 넣는 것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세율을 곱하기 전 기준 금액인 과세표준은 1억8000만원이 된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계산이 크게 달라진다. 3억원짜리 네 채 가운데 한 채에 살고 있으므로 거주 주택의 비중은 25%다.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공제는 5억원의 25%인 1억2500만원이다. 기본공제 4억원을 더하면 모두 5억2500만원을 공제받는다.


12억원에서 5억2500만원을 빼면 6억7500만원이 남는다. 정부안은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8년부터 80%로 올리도록 했다. 6억7500만원의 80%인 5억4000만원이 과세표준이 된다. 지금 1억8000만원의 3배다.


다만 과세표준이 3배가 된다고 실제 종부세도 3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과세표준은 세율을 곱하기 위한 기준 금액이다. 실제 납부액은 세율과 각종 세액공제, 재산세와 겹치는 부분 등을 다시 계산해 정한다. 이 사례에서 확인되는 것은 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한 채를 갖고 직접 사는 사람은 공제가 늘어난다. 정부안은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였다. 정부는 공시가격 14억원을 시가 약 2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60세가 한 집에서 10년간 거주한 경우를 가정해 계산한 결과 시가 20억원 주택의 종부세는 현행 27만6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시가 25억원은 46만1000원에서 32만3000원, 30억원은 91만원에서 76만원으로 감소한다.


집 한 채라고 모두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같은 조건에서 시가 35억원 주택은 종부세가 191만8000원에서 212만4000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시가 40억원은 262만7000원에서 325만2000원으로 증가한다. 집값이 비쌀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당초 개편안도 일부 고쳤다. 자신이 살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전년보다 종부세가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세 부담 상한도 당초 200%로 높이려던 방안을 거둬들이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개편안은 국회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국회 논의에서 세율이나 공제 방식이 바뀔 수 있다. 정부안대로 통과되면 앞으로 종부세는 단순히 집이 몇 채인지보다 집값이 얼마인지, 그 집에 실제 살고 있는지가 세금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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