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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탈장 환자 5년 새 18% 증가…'불룩한 덩어리'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안서희 기자 2026-10-11 07:00:00

노화·복벽 약화에 변비·만성기침 등 복압 상승 요인 겹쳐 발생

초기엔 통증 적지만 장이 끼면 장폐색·괴사…심한 통증·구토 땐 즉시 진료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탈장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통증 없이 피부 아래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정도지만 장이 탈장 부위에 끼이면 장폐색이나 장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탈장 환자는 2020년 8만8790명에서 2024년 10만4797명으로 5년 사이 약 18% 증가했다.

탈장은 장이나 지방 조직 등이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돌출되는 질환이다. 복벽은 배 안의 장기를 지지하는 근육과 조직으로 구성돼 있는데 선천적으로 틈이 남아 있거나 나이가 들면서 조직이 약해지면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기침이나 변비로 배에 반복적으로 힘을 주는 경우,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경우, 임신이나 복수 등으로 복압이 높아지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탈장은 발생 부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것은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다.

이밖에 허벅지와 아랫배가 만나는 부위에 발생하는 대퇴 탈장, 수술 흉터 부위에서 발생하는 반흔 탈장, 배꼽 주변에서 발생하는 제대 탈장 등이 있다.

특히 대퇴 탈장은 탈장된 장이 좁은 틈에 끼어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혈액 공급까지 차단되면 장 조직이 손상되거나 괴사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탈장의 대표적인 증상은 특정 부위가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서 있거나 기침을 하거나 배에 힘을 줄 때 돌출 부위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반대로 누우면 돌출된 부위가 다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탈장이 진행되면서 돌출 부위가 쉽게 들어가지 않거나 크기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심한 통증과 함께 구역·구토, 발열 등이 나타난다면 장이 탈장 부위에 끼었을 가능성이 있어 즉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탈장은 주로 의사가 돌출 부위를 직접 확인하고 만져보는 신체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필요하면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해 탈장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한다.

탈장이 진단되면 발생 위치와 크기, 복벽 상태,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탈장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돌출된 장이나 조직을 원래 위치로 되돌린 뒤 약해진 복벽을 보강한다. 수술 방법에는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이 있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범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 부담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로봇수술은 고해상도 3차원 영상을 활용하고 관절형 수술 기구를 사용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 정교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 활용될 수 있다.

대한외과학회지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로봇을 이용한 서혜부 탈장 수술이 2019년 19건에서 2022년 226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을 받은 탈장은 재발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수술 흉터 부위에 발생하는 반흔 탈장은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탈장학회(EHS) 가이드라인에서는 반흔 탈장 수술 후 재발률은 23~50%로 보고됐다. 재발성 탈장은 기존 수술로 복벽의 해부학적 구조가 변했거나 주변 조직이 서로 달라붙는 유착이 발생했을 수 있어 수술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

봉준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복잡한 탈장 수술에서는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약해진 복벽을 안정적으로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장을 예방하거나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복압이 반복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변비가 있다면 배변할 때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만성기침이 지속된다면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할 때는 허리와 복부에만 힘을 주기보다 무릎을 굽혀 다리의 힘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봉 교수는 “탈장은 단순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을 많이 써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복벽이 약해진 상태에서 복압을 높이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며 “돌출이나 통증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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