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향후 7년간 155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인도를 신흥국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전날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현지 사업 현황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양측은 인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과 미래 기술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 14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했다"며 "안정적인 생산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를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시장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며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에는 생산시설 확충을 비롯해 R&D 인프라 강화, 현지 부품 공급망 고도화, 미래 신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과제를 통합 관리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현지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수출 거점으로서의 경쟁력이 있다. 인도는 약 14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7.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0월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7%로 제시했다.
자동차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입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70~110%에 달해 현지 생산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 원가와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 대한 접근성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 생산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푸네 3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푸네 공장 가동으로 그룹 전체 생산능력을 연간 140만대까지 확대하면서 내수 공급과 해외 수출을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판매 실적에서도 인도 내 주요 완성차 업체로 입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57만1878대, 기아는 28만286대를 판매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85만2164대로,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하며 현지 2위를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생산 규모 확대와 함께 현지 시장에 특화한 차량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연구개발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인도 소비자의 주행 환경과 구매 수요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TVS 모터 컴퍼니와 공동 개발한 전기 삼륜차(i3W)는 시제품 제작을 마쳤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영역도 완성차 제조·판매에서 자동차 금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차 재활용,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 넓힌다. 이를 위해 현지 스타트업과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기회도 모색할 예정이다.
신설을 추진하는 투자 전문 법인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조율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개발과 신기술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동시에 현지 협력사를 발굴하고 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기능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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