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월 90만원을 버는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는 올해 보험료 8만5500원을 전액 부담한다. 소득이 더 낮은 가입자는 보험료 절반을 지원받지만, 현행 지원 기준인 월 80만원을 넘으면 혜택이 끊기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이 기준을 100만원 미만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험료율 인상기에 저소득층의 납부 중단을 막기 위한 조치다.
16일 공단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주요 업무 현황에 따르면 공단은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소득 기준을 월 80만원 미만에서 100만원 미만으로 완화해 2027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확정되면 월 8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가입자도 재산 등 다른 요건을 충족할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를 나눠 낼 사업주가 없다. 사업장가입자는 사용자와 절반씩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전액을 내야 한다. 보험료율은 지난해 9%에서 올해 9.5%로 올랐고 내년에는 10%가 된다. 같은 소득이라도 가입 형태와 지원 대상 여부에 따라 당장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달라진다.
기준소득월액 90만원을 예로 들면 내년 보험료는 월 9만원이다. 지원 기준 확대와 50% 지원 방식이 함께 적용될 경우 본인 부담은 지원 기간 중 월 4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지원을 받지 못할 때와 비교하면 1년간 54만원 차이다.
100만원 기준은 처음 나온 구상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국회 복지위는 올해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지원 기준을 100만원 미만으로 높이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당시 지원 대상은 73만6000명에서 114만7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고, 관련 예산은 정부안보다 약 730억원 증액하는 안이었다. 그러나 올해 실제 시행 기준은 80만원 미만으로 정해졌다. 당시 추산은 지난해 예산 심사 기준으로, 내년 확대 규모와는 구분해야 한다.
올해는 지원 방식부터 바뀌었다. 과거에는 실직·휴업 등으로 납부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사람만 지원했지만, 1월부터는 계속 보험료를 내던 저소득 가입자도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소득 기준 완화는 납부 이력에 따른 문턱을 없앤 데 이어 지원 범위를 넓히는 후속 조치다.
다만 지원 대상 확대가 지원 기간 연장을 뜻하지는 않는다. 현행 지원은 보험료의 50%, 생애 최대 12개월이다.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 6억원 미만, 사업·근로소득을 제외한 연간 종합소득금액 1680만원 미만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한시적 지원이 납부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실적은 있다. 공단은 지난해 6월 기존 제도 수혜자의 90.8%가 지원 종료 뒤에도 보험료 납부를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다만 납부 재개자를 대상으로 한 과거 실적으로, 올해 확대된 전체 저소득 가입자의 효과를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
이번 계획은 예산 확보와 관련 기준 정비를 거쳐야 시행된다. 월 90만원 가입자가 내년부터 절반 지원을 받더라도 12개월을 모두 쓰면 다시 보험료 전액을 부담한다. 보험료율은 2033년 13%까지 매년 0.5%포인트씩 오른다. 소득이 그대로라면 지원 종료 후 부담해야 할 월 보험료도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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