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발 LNG 공급난… 에너지 불확실성 언제까지

권석림 기자 2026-03-03 17:17:13
한국 등 아시아 국가 하방 위험 노출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체크인카운터 전광판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행 여객기가 결항으로 표시돼있다.[연합뉴스]
중동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난이 얼마나 장기화할까. 에너지 불확실성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LNG 운반선의 운임은 하루 만에 약 두 배로 급등하면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주요 LNG 시설이 2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선주와 브로커들은 대서양 연안의 LNG선 용선료로 전날 요구하던 금액의 약 2배 수준인 하루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시전 LNG컨설팅의 리처드 프랫 고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선박의 항행 거리가 늘어나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최대 LNG 생산업체인 벤처 글로벌과 셰니에르 에너지가 수출 물량 증대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처 글로벌과 셰니에르 에너지는 미국 내 LNG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보유한 가스의 납품처를 유럽·아시아로 변경해 높은 가격에 파는 전략 등을 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중동발 LNG 공급난이 장기화하면 미국이 이 공백을 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LNG의 지역별 물량을 단순 조정은 근원적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호주 금융사인 MST마키의 솔 카보닉 에너지 리서치 센터장은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고 LNG 인프라까지 파손되면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끊은 2022년보다 더 큰 시장 충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속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한국 경제가 더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형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석유·가스 무역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1% 수준이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GDP 성장률이 직접적으로 0.2∼0.3%포인트씩 줄어든다는 게 모건스탠리 측 추산이다.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목했다.

보고서는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지역의 높은 무역 의존도를 거론하면서 "전 세계 성장·무역의 하방 위험 증가에 따라 (아시아 지역) 성장에 간접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남아 최대 금융기관인 DBS은행의 서브로 사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1∼2주 이어질 경우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20%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