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셀트리온, 3700억대 글로벌 CMO 잭팟…수주 잔고 '1조' 돌파하며 영토 확장

안서희 기자 2026-03-17 08:58:46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2029년까지 최대 3754억원 규모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사진=셀트리온]

[경제일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퍼스트 무버’ 셀트리온이 위탁생산(CMO) 시장에서도 글로벌 빅파마들의 핵심 파트너로 급부상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원료의약품(Drug Substance)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올해 초 일라이 릴리와의 대규모 계약에 이어 또 한 번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CMO 사업 본격화 1년 만에 누적 수주 잔고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오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 동안 해당 글로벌 제약사에 바이오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게 된다. 확정된 계약 금액은 약 2949억원이며 향후 양사 협의 및 옵션에 따라 최대 3754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다만 계약 상대방은 업계 관례 및 경영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성사가 셀트리온의 ‘무결점 생산 품질’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그간 자사 제품의 글로벌 허가 과정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FDA와 유럽 EMA의 실사를 수차례 통과하며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입증해 왔다. 이번 파트너사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를 상회하는 셀트리온의 생산 공정 운영 역량을 높이 평가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CMO 사업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비만·당뇨 치료제 강자인 일라이 릴리와 약 6787억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 수주까지 더해지며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누적 수주 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단순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을 넘어선 셀트리온만의 차별화된 전략도 주효했다. 셀트리온은 자체 보유한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기술을 외부 고객사에 제공하는 ‘고부가 CDMO’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짐펜트라(램시마SC), 허쥬마SC 등에서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형 변경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고객사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높여주는 파트너십을 지향한다는 전략이다.

급격한 수주 확대와 자사 제품의 글로벌 흥행이 맞물리면서 셀트리온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재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1·2·3공장, 총 25만L)와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6.6만L) 시설을 합쳐 총 31.6만 리터의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짐펜트라를 비롯해 신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가 임박함에 따라 기존 공장의 상당 부분이 자사 제품 생산에 할당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빅파마들의 CDMO 러브콜까지 쏟아지면서 중장기적인 생산 캐파(CAPA) 부족 현상이 예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통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외 생산시설의 추가 증설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대규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CDMO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셀트리온의 생산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가 국제 시장에서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자체 제품의 글로벌 영토 확장과 CDMO 사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 생산 인프라 확충 등 필요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