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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30조 재평가…현대차, 로봇·AI로 '기업가치 재편' 신호

김아령 기자 2026-03-19 08:52:30
현대차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30조원 수준으로 재평가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공개 이후 피지컬 AI 산업 기대가 반영되며 기업가치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이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 평가가 본격화될 경우 그룹 전반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약 891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10.95%에서 11.25%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출자 금액과 지분율 변화를 단순 환산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전체 기업가치는 약 3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완료한 2021년 당시 평가(약 1조2482억원)와 비교해 약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약 8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확보했다. 당시 지분 구조는 정의선 회장 20%,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 기업가치 상승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에 대한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초 차세대 전기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기존 유압 기반 모델에서 완전 전동화 구조로 전환했다.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 변화가 강조됐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 로보틱스 사업 전략과 함께 아틀라스 상용화 로드맵을 공개했다. 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 우선 투입하고 이후 물류·제조 공정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이후에는 부품 조립 등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 영역을 넓히는 방안도 제시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로드맵이 단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제조 공정과 로보틱스의 결합이 수직계열화 구조 속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100조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부 리서치에서는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수백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일정 수준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대규모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 재무 구조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기준 매출 1500억원 수준에 머무는 반면, 연구개발 비용 증가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이 5000억원을 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기술 개발 단계 기업 특성상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는 상용화 속도와 수익 모델 확보다. 산업용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에 있어 실제 수요와 가격 구조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존재한다.
 
IPO 추진 여부도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며, 일정이 확정될 경우 시장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장 시기와 절차는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변동 가능성이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100조원 이상으로 평가될 경우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 가치 상승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구주 매출 여부와 자금 활용 방안에 따라 자본 구조 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