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간 기능 개선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을 1년간 복용하면 약을 끊은 뒤에도 최대 6년 넘게 담석 예방 효과가 이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술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위암 환자들에게 장기적인 치료 대안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26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위암 환자의 위 절제술 후 담석 형성 예방 효과를 평가한 ‘PEGASUS-D’ 연장 연구 결과가 외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국제외과학학술지(IJ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박도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와 이상협 소화기내과 교수팀을 비롯해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학병원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약물 복용을 멈춘 뒤에도 예방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대규모 임상으로 입증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UDCA를 12개월간 복용한 환자군을 최대 80개월(약 6년 8개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담석 발생 위험이 절반 이하로 현저히 낮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가짜 약(위약)을 복용한 집단은 80개월 시점에서 담석 발생률이 26.21%에 달했다. 환자 4명 중 1명꼴로 담석이 생긴 셈이다. 반면 UDCA 300mg을 복용한 집단은 10.00%, 600mg을 복용한 집단은 12.83%에 그쳤다. 위약군과 비교하면 담석 형성 비율이 각각 67%, 57% 낮은 수준이다.
담석은 담즙 성분이 딱딱하게 굳어 담낭(쓸개) 안에 생기는 돌이다. 위암 환자는 수술로 위를 절제하는 과정에서 소화 기능을 조절하는 미주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담낭이 즙을 짜내는 수축 기능이 떨어지면 담즙이 고이게 되고 결국 담석으로 이어진다. 수술 후 급격한 체중 감소 역시 담석 형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담석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최대 32% 수준이다. 문제는 위암 수술 후 생긴 담석을 제거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이미 위와 장의 구조를 바꾼 상태여서 내시경을 담관에 집어넣어 돌을 빼내는 일반적인 시술(ERCP)이 어렵고 위험도 크다. 암과 싸우느라 기력이 쇠한 환자가 또다시 담낭 절제술 같은 외과 수술을 받는 것도 큰 부담이다.
UDCA는 곰의 담즙인 웅담의 핵심 성분으로 알려진 무독성 담즙산이다. 간세포를 보호하고 담즙 분비를 촉진하며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대웅제약의 대표 제품인 ‘우루사’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이 성분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담즙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담석이 만들어지는 환경 자체를 억제한다. 수십 년간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며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복용만으로도 6년 이상의 장기적인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환자들의 편의성과 경제적 이점이 동시에 확보됐다.
현재 대한위암학회 가이드라인은 위 절제술 후 담석 예방을 위해 1년간 UDCA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조건부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의료계는 이번 연구 데이터가 향후 진료 지침 개정 시 권고 등급을 높이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박도중·이상협 서울대병원 교수는 "1년 복용으로 6년 이상 효과가 유지된다는 결과는 위암 환자 치료에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철 대웅제약 ETC마케팅본부장은 "환자들이 수술 후 겪는 고통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는 의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UDCA의 다양한 효능을 입증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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