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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시세차익에 3만명"…강남·강동 넘어 강북까지 번진 '로또 청약' 광풍

우용하 기자 2026-04-14 10:37:03
반포 오티에르 1순위 경쟁률 710대 1 기록 강동 헤리티지 자이 2가구 무순위에는 10만명 몰려
오티에르 반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경제일보]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가 대비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 일반분양뿐 아니라 무순위 청약까지 수만 명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며 수도권 전반으로 ‘로또 청약’ 열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오티에르 반포’ 1순위 청약에는 43가구 모집에 3만540명이 신청해 평균 71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권 신규 분양에 대한 높은 선호와 함께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가 수요를 끌어당긴 결과로 풀이된다.
 
이 단지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를 재건축해 공급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총 25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8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렸다.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처음 적용된 점도 관심을 끌었다.
 
청약 경쟁은 일부 타입에 집중됐다. 전용 59㎡ B형은 15가구 모집에 1만7000명 이상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27억5000만원 수준으로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가 50억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20억원 이상 차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강남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강북권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 르엘’ 역시 1순위 청약에서 78가구 모집에 1만528명이 몰리며 평균 134.9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으로는 분양가 상한제가 꼽힌다. 이촌 르엘의 전용 122㎡ 분양가는 약 31억~33억원 수준으로 인근 시세 대비 약 10억원가량 낮게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세 차익 기대’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단 2가구 모집에 10만6000명 이상이 신청하며 5만30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무순위 청약 특성상 수요가 폭발적으로 유입된 것이다.
 
무순위 청약은 계약 포기나 부적격으로 발생한 잔여 물량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번 무순위 청약 물량의 분양가는 약 7억3344만원과 7억8687만원으로 책정됐다. 동일 면적이 최근 17억원대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당첨 시 약 10억원 안팎의 차익이 기대되는 구조다.
 
청약 과열의 핵심 배경은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다. 분양가 규제와 시장 상승이 맞물리면서 ‘당첨 즉시 수익’이 가능한 구조가 형성됐고 이는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강남권과 용산, 과천 등 핵심 입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청약 제도 특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분양은 가점 경쟁이지만 무순위 청약은 추첨 방식이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구조다. 실제로 무순위 청약은 공급 물량이 적을수록 경쟁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특정 단지에 수요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시장 전반의 가격 신호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공급 확대와 분양가 정책 변화 여부에 따라 이 같은 과열 양상이 지속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