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청약통장 가입자 2605만명으로 감소…3개월 새 12만명 줄어

우용하 기자 2026-04-17 13:47:30
수도권 중심 이탈 가속 가점 경쟁·진입 부담 영향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주택청약 종합저축 관련 안내문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줄어들며 분양시장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한때 ‘로또 청약’을 기대하며 늘었던 수요가 빠지면서 시장 체력이 약해지는 흐름이다. 분양가 상승과 금융 규제가 겹치며 청약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05만1929명으로 집계됐다.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10월 말 2631만명 수준과 비교하면 약 26만명이 줄어든 수치다.
 
감소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1분기 동안만 12만명 이상이 통장을 해지하거나 유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이탈이 집중됐다. 작년 10월 이후 서울에서만 지난달 기준까지 약 6만명 이상 감소했고 경기·인천 역시 9만명 넘게 줄었다. 수도권 감소 인원이 전체 감소분의 절반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청약통장은 한때 대표적인 내 집 마련 수단으로 꼽혔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고 분양가 규제가 강화되던 시기에는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신규 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다.
 
가입자는 이른바 ‘로또 청약’ 기대가 형성되면서 빠르게 늘었다. 2019년 말 2550만명 수준이던 가입자 수는 1년 만에 170만명 이상 증가했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2년에는 28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분위기도 달라졌다. 최근 몇 년 사이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청약을 통한 주택 구입 부담이 크게 늘었다. 과거처럼 시세 대비 큰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실질적인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분양 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청약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경쟁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가점제가 강화되면서 고가점자 중심으로 당첨 사례가 집중됐고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수요자들은 청약 참여 의지가 약해졌다. 당첨 확률이 낮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통장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투자 대안이 다양해진 것도 가입자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주식이나 다른 자산 투자 기회가 늘어나면서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대신 자금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사례가 증가했다.
 
분양가와 금융 환경이 현재와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경우 이러한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청약통장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섣불리 통장을 해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청약 기회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주택 마련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