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압구정·성수 이후는 여의도·목동…건설업계, 정비사업 수주전 '2라운드' 돌입

우용하 기자 2026-05-04 08:57:13
여의도 대형 사업지 속도…한강 핵심지 경쟁 본격화 목동 4만가구 재건축…서남권 최대 격전지 부상 선별 수주 기조 속 '출혈 경쟁'은 제한적 전망
목동6단지 재건축 조감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경제일보] 상반기 서울 압구정·성수 일대에서 이어졌던 대형 건설사 수주전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음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한강변 핵심 사업지 경쟁이 정리 국면에 들어서자 건설사들은 여의도와 목동을 차기 격전지로 삼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여의도와 목동을 차기 전략 거점으로 설정하고 수주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압구정·성수에 집중됐던 관심이 서남권으로 옮겨가며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여의도에서는 이미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 활동이 진행 중이다. 대교아파트와 한양아파트는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두 단지는 각각 최고 49층, 57층 규모로 재건축이 추진되며 여의도 스카이라인 변화를 이끌 선도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 역시 49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공작아파트의 시공사로 선정된 상태다.
 
시장 관심은 시범아파트에 집중된다. 기존 1584가구를 최고 65층, 2493가구로 확대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1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간 경쟁 구도 형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화랑아파트 등 다른 단지들도 사업 준비를 서두르며 여의도 전반으로 수주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여의도는 한강변 입지와 금융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만큼 건설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단일 수주 성과를 넘어 향후 추가 사업 확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라는 평가다.
 
서울 여의도 목동 정비사업 분석 [사진=노트북LM]

목동 재건축도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기존 약 2만6600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4만7000가구 이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현재 전 단지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면서 사업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사업 방식은 단지별로 나뉜다. 일부는 신탁 방식으로 진행되고 나머지는 조합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시공사 선정 일정도 단지별로 순차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10단지 인근에 홍보 거점을 마련했고 GS건설도 상반기 중 홍보관 개관을 준비하며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목동신시가지 6단지다.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DL이앤씨가 단독 참여하며 유찰됐으며 현재 수의계약 전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조합은 제안서 검토를 거쳐 6월 27일 총회에서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아크로 목동 리젠시’를 제안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내세웠다.
 
다른 단지들도 뒤따르고 있다. 4단지는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이 예상되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단지는 GS건설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5단지도 주요 건설사들의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과열 경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사들이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하면서 저가 수주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서는 단독 입찰 사례가 늘어나며 경쟁 강도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목동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데는 제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항공 안전 기준 개편으로 고도 제한이 조정되면서 사업 조건이 일부 바뀌었지만 동시에 사업 방향이 명확해지며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평가다.
 
정치 일정도 변수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의 정비사업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일부 단지에서는 시공사 선정 시점을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압구정과 성수에서 시작된 수주 경쟁은 이제 여의도와 목동으로 무대를 옮겼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와 목동은 규모와 상징성을 모두 갖춘 핵심 사업지”라며 “선별 수주 기조 속에서 전략적 접근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