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삼성바이오로직스 총파업 나흘째…노사, 중노청 중재 속 재교섭

안서희 기자 2026-05-04 09:49:04
생산 차질·신뢰 하락 우려 속 재협상 진행
노동조합 전면 파업 첫째 날인 지난 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노사가 금일 오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생산 차질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손실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인천 송도사업장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노동부 주관으로 열린 노사정 간담회에서도 양측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뿐 아니라 인사·경영권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해결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6.2%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을 제시하며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단체협약 요구안에 신규 채용, 인사고과,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인사·경영권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며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경영권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투명한 인사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사내 인사문건 유출 과정에서 저성과자 관리와 희망퇴직 유도 정황, 일부 부서에 대한 고과 편중 등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서 생산 차질도 가시화되고 있다. 회사 측은 총파업 이전 부분파업과 생산 일정 조정으로 약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부 바이오의약품 생산 배치가 중단됐으며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주요 의약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손실 규모는 약 64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특성상 생산 차질이 단순 매출 감소를 넘어 제품 폐기와 글로벌 고객사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노사 간 권한 범위를 둘러싼 구조적 갈등으로 확산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안정성과 수주 신뢰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갈등 장기화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파업 중에도 노동부 중재에 응한 것은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노조가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요구의 본질은 권한 확대가 아니라 공정한 인사 시스템 확립”이라며 입장 차를 좁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