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은 4일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출산과 경력 중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며 저출산 위기 극복에 역행한다”며 예외 규정 도입을 촉구했다.
새변은 “로스쿨 입학생 및 변호사시험 응시생의 상당수는 생애 주기상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연령대에 속해 있다”며 “특히 여성 수험생 및 청년 변호사의 경우 가임기와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 유지 기간(졸업 후 5년)이 정면으로 겹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제도는 이러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예외 없는 기간 제한을 적용함으로써 청년 세대에게 출산에 따른 영구적인 경력 박탈이라는 과도한 기회비용을 부과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적인 저출산 극복 기조와 전면으로 역행하는 입법적 공백”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후 자녀를 임신·출산해도 기간을 상관하지 않고 5년 내 5번의 응시기회만 부여하는 현행 변호사시험법 규정이 합헌 결정을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1일 로스쿨 졸업생 김누리 씨가 변호사시험법 7조 2항을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에서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의견이 합헌 견해보다 많았지만, 헌법불합치 정족수(6명)에 미치지 못해 최종적으로 합헌 결론이 났다.
변호사시험법 7조 1항은 로스쿨 졸업생들이 졸업 후 5년 내에 5회만 응시하도록 그 기간과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해당 7조 2항에 병역의무 이행만을 예외 사유로 뒀다. 이 응시 기회를 놓친 이들은 소위 ‘오탈자(五脫者)’로 표현되기도 한다.
김 씨는 2016년 2월 제주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5년간 두 자녀를 출산·양육하느라 ‘5년 이내에 5회 응시’ 기회를 놓쳤다. 이에 김 씨는 2023년 7월 행정소송 1심 도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같은 해 9월 이번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김형두·정정미·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예외를 인정할수록 응시 기회·합격률에 관한 형평성에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어 시험제도의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며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반면 김상환·김복형·정계선·마은혁·오영준 재판관은 “국가의 모성보호 의무를 고려할 때 예외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임신, 출산의 사유로 변호사시험에 제대로 응시하지 못한 변호사시험 준비생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예외 조항의 위헌성은 병역 의무 이행자에 대해 변호사시험 응시 제한의 예외를 규정한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는 어떠한 예외도 규정하지 않으면서 특히 임신 출산 과정에 있거나 이를 준비 내지 계획하고 있는 변호사시험 준비생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에 있다”며 심판 대상 조항에 관해 개선 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전제로 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변은 “5인의 재판관은 국가의 모성보호 의무(헌법 제36조 제2항)와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임신·출산으로 인해 응시 기회를 상실하는 현행 제도의 위헌적 요소를 명확히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합격해야 하는 변호사시험에서 임신·출산을 병역의무 이행과 함께 응시 기간 제한의 예외 사유로 인정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현행법은 병역의무를 이행한 기간은 예외로 인정하는데 수험생이 임신·출산한 경우도 예외 사유로 포함하라는 게 권익위의 권고 내용이다.
권익위는 또 다른 수험생과 형평성을 고려해 다자녀를 출산하더라도 예외 인정 기간은 총 1년으로 한정하고 임신 중 유산·사산의 경우 후속 논의를 거쳐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권익위는 “수험생들은 제한된 응시 기회 한도 안에 시험을 보기 위해 임신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며 “모성보호와 기회의 평등이 조화롭게 실현되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며 제도개선을 시작하고자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학위를 취득한 수험생은 그달의 말일부터 5년 이내 5차례만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기회를 소진하면 평생 응시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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