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저출산·고령화 인구 구조가 만든 '성평등 문화'

권석림 기자 2026-06-05 14:03:29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성평등 노동정책 후퇴 전면 재검토"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방 활성화와 경제 성장을 함께 풀어가는 메가 샌드박스 같은 종합적 접근으로 청년들이 희망을 품고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저출생은 단순히 출산율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성장 둔화, 수도권 집중, 치열한 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저출산 대응의 성패는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일터의 변화가 중요하다"며 "기업의 일·가정 양립 제도 시행이 경영상의 부담이 아니라,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제도 개선과 지원 확대에 힘쓰겠다"고 했다.

최 회장과 김 부위원장의 만남은 김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응을 위한 '경제계와의 소통' 일환으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저출산 등 인구문제 대응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실제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아니라 경제, 노동, 주거, 돌봄, 성평등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중 성평등 문화는 저출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요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남성 직원에게 자녀 양육을 위한 휴직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인권위는 한 회사의 남성 직원인 A 씨는 회사가 만 6∼8세 또는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직원의 양육을 위한 '무급 자녀 돌봄 휴직제도'를 여성 직원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차별이라며 작년 12월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회사는 현실적으로 여성에게 양육 부담이 편중돼 있고 경력 단절의 위험성이 크므로 차별이 아니라고 인권위에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휴직의 대상을 여성 직원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할 우려가 있고, 현행 법질서가 지향하는 성적으로 평등한 돌봄 문화 및 공동 양육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회사의 조치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남성 직원에게도 해당 제도의 적용을 점진적·단계적으로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남녀 인금 격차도 여전히 문제다.

고용노동부와 여성정책연구원 통계를 보면 여성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남성의 두 배를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를 비롯한 여성단체는 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의 인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로 역대 정부 첫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주거비, 식료품비, 공공요금 등 생활물가는 폭등해 실질임금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성 노동 단체들이 성평등 노동정책이 후퇴했다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