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50개 협력사, 현대로템 등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경남 창원특례시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열린 ‘2026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상생협력 컨퍼런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로템]
[경제일보] 현대로템이 협력사 금융지원과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국내 철도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KTX-I 대폐차 사업과 글로벌 철도시장 공략을 앞두고 완성차 업체와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공급망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이 상생협력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철도산업 특유의 공급망 구조가 있다. 철도차량 한 편에는 수만 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가며 완성차 업체 경쟁력은 협력사 기술력에 크게 좌우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경제일보와 통화에서 "협력사 경쟁력이 높아져야 품질과 기술 경쟁력이 함께 올라가고 결국 완제품 경쟁력도 높아진다"며 "완성차 업체만 성장해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철도 생태계 전체가 함께 성장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현재 전동차를 비롯해 고속철까지 약 5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호치민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진출에도 성공했다.
다만 회사는 베트남 시장을 단순한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만 보지는 않는다. 이미 다양한 국가에 철도 차량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특정 국가보다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향후 집중 공략 지역으로는 유럽과 북미를 꼽았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다수 수주 실적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추가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유럽과 북미"라며 "기존 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KTX-I 대폐차 사업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KTX-I는 2004년 개통 이후 20년 이상 운행되면서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 올해부터 관련 입찰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KTX-I 대폐차 사업이 단순한 차량 교체를 넘어 국내 철도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고속철도 차량의 국산화율은 90% 이상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KTX-I 교체 물량은 협력사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 프로젝트다. 90% 이상의 국산화율을 바탕으로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철도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 투자도 대폭 늘린다. 현대로템은 연평균 280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 투자를 86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고속철도와 전동차 핵심 기술 고도화, 제동장치·동력장치 등 주요 부품 성능 개선, 추가 국산화 기술 확보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현재 철도차량 부품의 약 90%를 국산화한 상태다. 다만 일부 부품은 국내 공급망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거나 유지보수용 소량 부품인 만큼 경제성을 고려해 해외 조달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의 이번 상생협력 전략이 KTX-I 대폐차 사업과 해외 수주 확대를 앞둔 선제적 공급망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철도산업이 장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움직이는 만큼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협력사 경쟁력 확보가 향후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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