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퇴론 분출 속 5·18묘지 참배 정청래…8월 전당대회 출마 의지?

권석림 기자 2026-06-12 13:56:31
호남은 민주당의 상징적 지역, 권리당원의 30% 밀집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6·3지방선거 책임론을 고리로 한 거취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텃밭'인 호남을 찾았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택한 것은 연임 불가론 등 자신을 향한 공세를 정면으로 타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로 일컬어지는 상징적 지역이자 권리당원의 약 30%가 밀집해 당내 여론 지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곳으로 여겨져 온 만큼, 정 대표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표심에 직접 호소하는 한편 공천 갈등 등으로 돌아선 지역 민심을 수습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다.

정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되신 5·18 영령들께 저희가 많이 부족해 죄송하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민주 항쟁 추모탑에 헌화 후 분향했다. 이 자리에는 강득구·문정복·이성윤·황명선 최고위원 등 지도부 인사들도 참석했다.

또 윤상원 열사,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고 박관현 열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등도 함께 했다.

정 대표는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5·18 광주 영령들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후 정 대표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이동해 6·3 지방선거 이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정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들고 더 낮은 자세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겠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더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이 민주주의를 낳고 길러주셨듯 호남이 민주당을 낳고 길러주셨다"며 "5·18 민주화운동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경건하고 진지하게 성찰하겠다"고 했다.

특히 최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자신의 발언이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여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서는 정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비당권파인 황명선 최고위원은 본인의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의지를 재차 밝히며 "우리 지도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말해 사실상 정 대표의 사퇴와 연임 포기를 압박했다.

정 대표의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 대표의 발언을 비틀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정치는 정치인이 하지만 평가와 판단, 그리고 심판은 국민의 몫이라는 진리 또한 늘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친청(친정청래)계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반발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강 최고위원의 발언 도중 깊게 한숨을 쉬는가 하면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선거 결과를 이유로 당을 흔들고 당원들의 선택보다 앞서 당의 방향을 정하려는 듯한 말과 행동은 결코 민주당스럽지 않다"고 정 대표 책임론을 '당 흔들기'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문 최고위원은 김 총리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김 총리를 향해 "대통령 순방 중 국가를 대비하는 책임자가 연이틀이나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하고 사진 찍는 것이 급박한 업무는 아닐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정치적 계산보다 국정 안정과 당의 단합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 회의장 밖에서는 시민 10여 명이 '광주전남 분노한다 정청래를 거부한다', '민주당 썩었다 도려내라 정청래'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