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대통령 첫 유럽 순방 마무리…다자외교·경제안보 보폭 넓혔다

권석림 기자 2026-06-17 11:16:18
[순방 성과와 의미] 대(對)유럽 외교 본격화, 글로벌 의제 선도 드러내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담 제1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이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 지나자마자 이뤄진 이번 순방은 대(對)유럽 외교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인 유럽연합(EU)은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에 맞서 다자주의 및 자유무역주의의 이념을 옹호해 온 진영이다.

한국과 추구하는 가치가 일치하는 면이 많은 EU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앞으로 능동적으로 글로벌 의제를 선도하겠다는 면모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36개 항의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 디지털 통상 협정 체결 등은 이 같은 전략이 유럽 순방을 통해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었다고 볼 만한 성과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EU와 안보·방위·교역·투자·과학기술·인적 교류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다자주의의 퇴조와 새로 대두되는 경제·통상 움직임에 대처할 방안을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벨기에·이탈리아와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도 독일, 캐나다와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자유무역 질서의 수호라는 대의에 동의하는 개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EU와 논의하는 전략에 구체성을 부여하고,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 등 실리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도 거듭 발신했다.

첫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한 특별 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 평화의 선순환'을 강조했고, 레오 14세 교황과 만나서 대화와 화해·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G7 참석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서는 "중동 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북한이 1년째 대화 손짓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음에도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의 호응을 유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동 전쟁이 종전 국면으로 들어가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공조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확보하는 한편 에너지 대체 수급선을 찾는 등 외교적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앞으로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G7이 여전히 세계 주요 선진국 협의체로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과거처럼 세계 질서를 단독으로 주도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회원국 간 이견과 세계 다극화로 인해 실질적 성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중국, 인도, BRICS 확대 등으로 세계가 다극화되면서 G7의 역할이 '조정자'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