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종묘 건너편 세운상가 앞에서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관계자 등이 재개발 구역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유산영향평가 행정명령에 대해 규탄하며 국가유산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인가 고시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 반발로 번지고 있다. 종로구가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를 고시하면서 행정 절차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의 유산영향평가 요구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다음 달 새 종로구청장과 서울시의회 구도가 바뀌는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 후속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정비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서울시의원,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종묘 시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인가 고시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반발은 종로구가 지난 19일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를 고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가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확정 심의를 의결한 데 이어 종로구 인가까지 이뤄지면서 세운4구역 개발을 위한 주요 행정 절차는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세운4구역은 서울 도심 노후 지역 정비와 종묘 경관 보존 논란이 맞물린 사업지다. 서울시는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고도 제한을 완화했다. 종로변 높이는 기존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높이는 방향이다.
하지만 국가유산청과 시민단체는 고층 건물이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서울시와 종로구에 전달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도 유산영향평가 결과 제출과 자문기구 검토가 끝날 때까지 사업 승인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전현희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세운4구역 개발 변경 인가 고시는 법과 절차를 파괴한 명백한 위법”이라며 “국가유산청의 법적 이행 명령을 무시하고 임기 종료를 앞둔 전임 구청장이 기습적으로 도장을 찍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차원의 견제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주당 소속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12대 의회 개원 즉시 세운4구역 개발 관련 법적·절차적 하자를 밝혀내겠다”며 “이것이 해소될 때까지 종묘 앞 개발 관련 시 예산 집행을 전면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회견 참석자들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세운4구역 변경 인가 고시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는 지방자치법에 따른 직권취소 명령을 요구했고, 감사원에는 특별감사 착수를 촉구했다.
관건은 앞으로의 행정·정치적 대응이다. 종로구 인가가 이미 고시된 만큼 반대 측은 인가 취소와 감사, 정부 직권 개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새 종로구청장 취임과 서울시의회 개원 이후 세운4구역은 도심 정비사업의 속도보다 절차적 정당성과 문화유산 보존 논란이 더 큰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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