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 가운데 인접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넓게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번 가격 상승이 반도체 산업 배후지와 일부 선호 지역에 집중된 만큼 과거 서울 전역 규제 때처럼 광범위한 풍선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30일 이유리 국토부 주택정책과장·한정희 토지정책과장은 세종청사에서 열린 규제지역 추가 지정 백브리핑에서 동탄·기흥·구리 규제지역 지정 이후 풍선효과 가능성에 대해 “상승세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치인 만큼 동질한 수요가 확산하는 범위도 광범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었다. 최근 반도체 배후 주거지와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진 데 따른 조치다.
이번 규제지역 지정은 지난해 10·15 대책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당시에는 서울 전역과 인근 지역까지 상승세가 번지면서 비교적 넓은 범위로 규제지역을 지정했다. 반면 이번에는 동탄과 기흥 등 반도체 산업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규제 범위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동탄·기흥 집값 급등의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에 따른 유동성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성과급 등 소득 여력이 커지면서 대출 없이 보유 자산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수요가 늘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수요만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격 상승을 보고 주변에서 대출받아 불안 심리로 진입하는 가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실거주 유예 조치는 신규 지정 지역에도 적용된다. 국토부는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한 한시적 실거주 유예를 동탄·기흥·구리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부터 토지거래허가 신청일까지 계속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해 유예가 허용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규제 지정 지연 논란에 대해서는 정량 기준 충족만으로 곧바로 지정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특정 지역의 상승률이 먼저 나타났더라도 양도소득세 중과 등 시장 변수와 전체 흐름을 함께 고려해 모니터링해 왔다고 설명했다.
동탄 안에서도 신축과 구축의 가격 흐름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계 생산 단위를 이유로 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계량지표를 중심으로 판단하는데 생산되는 가격·거래 통계의 최소 단위가 자치구”라고 말했다.
안양 만안구와 수원, 군포 등 최근 집값이 오른 지역을 이번 지정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해서는 법령상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아직 과열이 나타나지 않은 지역까지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계속 살펴 추가 지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전월세 시장 영향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규제지역 지정이 곧바로 매물 감소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10·15 대책 이후 전월세 매물이 줄었다고 판단할 만한 데이터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월세 시장은 입주 물량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2022년 이후 착공 감소에 따른 입주 여건 악화가 공급 부족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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