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씨어스, 美 진출 현실화…FDA 허가로 불확실성 걷어냈다

안서희 기자 2026-07-01 09:49:24
GE·필립스 장비와 동등성 입증…임상 데이터 경쟁력 부각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사진=안서희 기자]

[경제일보] 웨어러블 의료기기 전문기업 씨어스가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모비케어(MobiCARE)'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품목 허가를 획득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은 물론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돼 온 해외 사업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씨어스는 지난달 모비케어의 FDA 510(k) 허가를 획득했다. 회사가 지난 5월 말 FDA에 최종 서류를 제출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허가를 받아 비교적 신속하게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FDA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의 실질적 동등성을 입증하는 미국 의료기기 인허가 제도로 미국 시장 판매를 위한 핵심 절차 가운데 하나다. 허가 세부 내용은 FDA 홈페이지에 수일에서 수주 뒤 공개되는 만큼 제품의 구체적인 승인 범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허가의 의미를 단순한 인허가 획득 이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씨어스는 국내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주요 글로벌 경쟁사들이 이미 확보한 FDA 허가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해외 사업 확대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미국 인허가 부재는 기업가치 할인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그동안 씨어스의 해외 전략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돼 왔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최근에도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 고조 등 외부 변수는 해외 사업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FDA 허가를 확보한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허가를 통해 미국 시장 진입 가치가 기업가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동시에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높은 신뢰도를 갖는 FDA 인증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확실성도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씨어스의 미국 시장 진출 시점을 2027년 2~3분기 정도로 예상했지만 이번 허가로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는 이미 미국 현지 유통사 확보 작업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FDA 심사 과정에서 요구된 보완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임상 데이터를 추가 확보한 점도 향후 사업 전개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임상 데이터다. 글로벌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는 상당수 제품이 기존 홀터(24시간 심전도 검사기) 대비 진단 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춘 임상시험 결과를 제시해 왔다. 반면 씨어스는 모비케어와 병원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통해 각각 GE헬스케어의 'SEER Light', 필립스의 'IntelliVue MX40' 등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표준 의료장비와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전향적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표준 장비와 직접 비교한 임상 결과는 향후 의료기관 도입 과정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FDA 허가가 향후 정책적 지원 가능성과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는 씨어스를 국민성장펀드 투자 후보 기업으로 제시하며 미국과 중동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왔다. FDA 허가 확보는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투자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성장펀드 투자 여부는 향후 심사 절차와 정책 판단에 따라 결정될 사안인 만큼 현재 시점에서 확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씨어스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약 22배 수준으로 최근 1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글로벌 동종업체 평균과 과거 회사의 고평가 국면과 비교하면 여전히 할인된 수준이라는 평가가 일부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반면 실제 기업가치 재평가는 미국 시장 매출 발생과 해외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김 연구원은 "향후 주목할 일정으로는 2분기 실적 발표와 중동 지역 초도 물량 출고가 꼽힌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성장세가 확인될 경우 실적 기반의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동 시장 공급이 본격화되고 미국 시장 진출 일정이 구체화될 경우 해외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은 FDA 허가 이후에도 유통망 구축, 보험수가 확보, 의료기관 채택 등 여러 상업화 과정이 남아 있다.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경쟁사들과의 시장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FDA 허가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상업화 성과와 해외 매출 증가 여부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