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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벤처스, 스펙트라인텔에 시드 투자…'물질 식별 AI 센서' 키운다

류청빛 기자 2026-07-09 08:37:51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개발 스타트업 스펙트라인텔 시드 투자 유치 물질 종류·상태 판별하는 차세대 센서…방산·우주·산업 분야 적용 추진
스펙트라인텔 CI

[경제일보] 카카오벤처스가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 스펙트라인텔에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로봇과 드론,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물체를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는 차세대 센서 기술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투자로 풀이된다.

9일 스펙트라인텔은 최근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스펙트라인텔은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하드웨어와 산업별 분광 데이터베이스(DB),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합 제공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기존 카메라가 형태와 색상, 열화상 정보를 중심으로 대상을 인식했다면, 초분광 기술은 수십~수백 개의 파장 정보를 함께 분석해 물질의 종류와 상태까지 판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분광 이미징은 하나의 이미지에 다양한 파장 정보를 담아 각 픽셀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유해물질 유출이나 연소 화염, 폐기물, 구조물 열화, 위장체 등 육안이나 일반 영상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대상도 원거리에서 비접촉 방식으로 탐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IT 업계에서는 AI가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화하면서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넘어 물질 자체를 식별할 수 있는 초분광 센서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방산과 우주, 산업 안전, 환경 감시, 스마트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스펙트라인텔은 첫 제품으로 일반 천문 장비에 장착할 수 있는 초분광 어댑터 'ASTRO-HSI'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망원경에 연결해 천체의 파장별 이미지와 픽셀 단위 스펙트럼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스펙트라인텔은 천문 장비 시장에서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한 뒤 산업 및 방산용 초분광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무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스펙트라인텔은 초분광 기반의 초장거리 관측·분석 기술로 방산과 우주 시장을 혁신하고자 하는 팀으로, 자체 설계한 디바이스를 통해 초소형화와 초경량화를 동시에 구현했다"며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천체 관측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산업용 경보기, 전술 관측 드론, 능동형 기만체 식별장치 등 방산 시장과 심우주 연구 시장까지 확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회사는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시제품을 고도화하고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향후 미사일과 발사체 식별을 비롯해 산업 비파괴 검사, 환경 유해물질 감시, 식품·농업 이물질 검사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스펙트라인텔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에 재학 중인 유동호 대표가 창업했다. 유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원격 분광 기술을 활용한 발사체와 우주물체 식별 연구를 수행했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관 '스페이스 앱스 챌린지' 글로벌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창업 전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에서 금성 대기 연구를 수행하며 분광 데이터 분석 기술을 고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호 스펙트라인텔 대표는 "현재의 카메라와 감시 시스템은 빠르고 선명해졌지만, 여전히 대상이 무엇인지 식별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부족하다"며 "스펙트라인텔은 시간, 공간, 파장을 함께 보는 4차원 감시 기술을 통해 환경, 산업, 국방, 우주 분야에서 물질을 정확히 식별하는 새로운 센서 플랫폼을 구축하고 미래 피지컬 AI의 핵심 센서 개발사로 이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