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 해협서 다시 충돌한 미·이란…종전 합의 흔들

안서희 기자 2026-07-12 13:56:25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상선 공격까지 감행 미군, 이란 군사시설 140곳 정밀 타격…세 번째 공습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선박들[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긴장을 이어가던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이란은 해협 봉쇄를 선언하며 상선 공격을 감행했고 미국은 이를 MOU 위반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공습으로 대응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한 선박에 대해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발표했다. 이란 측은 역내에서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 ‘M/V GFS 갤럭시’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민간 선원 1명이 실종됐고 선박은 화재와 함께 엔진실이 심각하게 손상돼 항해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은 명백한 도발이며 이란이 다시 한번 MOU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즉각 군사적 대응에 나섰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주 들어 세 번째 공습을 단행했으며 전투기와 드론, 정밀 유도무기를 동원해 이란 남부 군사시설 약 140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에는 미사일 및 드론 기지, 해군 시설, 탄약 저장고, 통신망, 해안 감시 시설 등이 포함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이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수행됐음을 강조하며 향후에도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위협하는 행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습 이후 이란 남부 지역 곳곳에서는 폭발이 이어졌다. 케슘섬과 아살루예, 부셰르 등 주요 지역에서 폭발음과 화염이 목격됐으며 항구 도시 반다르 아바스와 시리크, 차바하르에서도 잇따라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살루예는 이란 최대 정유시설이 위치한 지역이며 부셰르에는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가 있어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번 충돌은 양국이 지난달 체결한 종전 MOU 이후 반복되고 있는 무력 대치의 연장선이다. 양국은 협정 체결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공습과 보복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지난 8일에도 미국이 이란 남부를 공습하자 이란은 쿠웨이트와 카타르, 바레인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해 대응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 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은 해협의 안전한 통항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 간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불안정성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충돌이 단기적 충돌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대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