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칩 공급 넘어 AI 생태계로…SK하이닉스, '반도체+투자' 투트랙 전략 본격화

정보운 기자 2026-07-13 18:04:10
메모리 증설은 수요 대응…AI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반도체 공급 넘어 데이터센터·스타트업까지 투자 확대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오프닝벨 행사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휴대전화로 주변 전광판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SK그룹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와 AI 투자 플랫폼 구축을 양축으로 AI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대규모 자금을 메모리 생산시설 확충에 투입하는 한편 그룹 차원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기술, 스타트업 투자까지 검토하며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 기념행사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AI 투자회사가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옵션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기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늘릴 생각"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기술, 스타트업, 합작투자(JV) 등 다양한 형태의 AI 투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 확대 전략과 별개로 그룹 차원의 AI 투자 전략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약 265억 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과 첨단 패키징 공장, 장비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 회장 역시 같은 자리에서 "고객사를 만날 때마다 칩을 얼마나 더 생산할 수 있느냐가 기본 질문"이라며 "공급을 빨리 늘리지 않으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하며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최 회장은 생산시설 투자와 AI 투자를 별개의 축으로 설명했다. 이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 AI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이 고성능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AI 모델, 전력 인프라, 소프트웨어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반도체 기업 역시 공급망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은 생산시설 증설과 함께 AI 관련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미국 내 대규모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확대했고 엔비디아 역시 AI 인프라 기업과 데이터센터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 역시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AI 기술과 데이터센터 등 연관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생산시설 투자는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그룹 차원의 AI 분야 투자는 AI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 AI 등 미래 AI 비즈니스를 주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등 AI 생태계가 확대될수록 초고용량 메모리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룹 차원의 AI 투자 확대가 향후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사업과의 연계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